일본 히로시마에 유명 관광지인 '토끼의 섬'에서 토끼 100여 마리가 의문사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범인이 특정돼 경찰에 체포됐는데요. 토끼 사진 전문가에게 잡혔다고 합니다. 직접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일본 히로시마의 오쿠노섬.
'토끼의 천국', '토끼의 섬'으로 불리는 곳입니다.
일제 시대에는 생화학무기를 만들던 공장이 있던 비밀 섬이지만, 패전 이후 사람들이 떠나고 지금은 토끼 600여 마리가 살고 있는데요.
토끼들의 모습을 보러 사람들이 몰려오는 유명 관광지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지난 1월 21일 촬영된 영상에 미심쩍은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주위를 살피며 서성이는 한 남성.
뭔가를 찾고 있는 모습인데요.
주변에 사람이 지나가거나 소리가 들리면 아무렇지도 않은 듯 행동하려 하지만, 조바심을 내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이윽고 사료를 던져주거나 당근을 손에 들고 흔들어대자 토끼 한 마리가 다가옵니다.
잡아채려는 것 같았지만, 토끼가 호락호락하게 잡혀주진 않습니다.
영상은 일본에서 '토끼사진작가'로 소셜미디어에서 널리 알려진 UTA 작가가 찍었는데요.
작가는 최근 들어 이 섬에서 토끼들이 누군가에게 학대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범인을 찾으려고 하던 중이었다고 합니다.
[나카무라 다카유키 / 토끼사진작가UTA]
"그날 토끼 사체 2구를 발견하고 완전히 두 다리가 부러진 토끼도 한 마리 발견했어요.
이날 범인이 이 섬에 왔구나 생각해서 범인을 찾으러 다녔죠."
수상한 모습을 촬영하던 도중 이 남성은 결국 토끼를 붙잡았고….
[나카무라 다카유키 / 토끼사진작가UTA]
"(촬영 후 그 범인이 뭘 했나요?) 토끼를 발로 찼어요. 차는 걸 보고 범인을 잡았죠. 걷어차인 토끼는 죽어버렸고요."
작가는 범인을 경찰에 인계했습니다.
동물학대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홋타 리쿠의 모습. 사진=TBS 영상 캡처
범인은 25살의 평범한 회사원 홋타 리쿠.
핸드폰에선 토끼들을 발로 차거나 가위 등 날카로운 흉기를 토끼 입에 집어넣어 상처를 입히는 등 학대를 한 영상과 사진이 발견됐다고 합니다.
경찰 조사에서 홋타는 "토끼를 괴롭히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궁금했다"며 범행을 인정했는데요.
지난 10월 말 첫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고 합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한 드라마에도 작은 동물들을 죽이기 시작해 살인까지 벌이는 '사이코패스'의 전형적인 인물이 등장하죠.
일본 보건당국은 토끼섬에서 지난해 11월부터 무려 99마리의 토끼가 의문사를 당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경찰은 홋타와의 범행 연관성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화면출처:
유튜브 '캡슐재팬'
토끼사진작가UTA
'디즈니플러스코리아'
정원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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