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가 군을 바보 취급하나 >
[기자]
신원식 안보실장이 헌법재판소에 나가서 지난해 3월 말 4월 초에 대통령으로부터 '비상 조치' 언급을 듣고 "적절하지 않다" 강하게 반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자 오늘(13일) 윤 대통령이 헌재에 나와서 당시는 이종섭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보내려다 불발되니 화가 나서 했던 말이다, 이렇게 주장을 했는데, 그러면서 갑자기 국회 탓을 합니다.
[탄핵심판 8차 변론 : (이종섭 호주대사 논란) 그 얘기를 하다가 화가 많이 났던 거 같고, 왜 군인들은 국회 불려가서 '일어서. 앉아.' 하면 그렇게 바보 같은 짓 하면서 자기들 주장도 똑바로 얘기를 못하느냐. 이런 얘기가 좀 나오다가 벌어진 상황이라는…]
[앵커]
또 야당 탓을 하는 모습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회가 군 지휘부를 불러서 '앉아, 일어서' 이렇게 모욕을 주는 장면, 저도 찾아봤습니다.
있긴 있습니다.
2012년 그러니까 지금부터 13년 전에 당시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중장 출신의 의원이 NLL에 대해서 아느냐, 이렇게 퀴즈를 내듯이 시키면서 논란이 된 적이 있습니다.
[김종태/당시 새누리당 의원 (2012년 10월 19일) : 제복을 입은 군인들 좀 일어나주십시오. 전부 다. 제가 지금부터 이야기하겠습니다. '틀린다'고 하면 서 계십시오. 자. 지상은 뭐야, 군사… 아, 앉아…아직 서 계셔야 돼요. 제가 말씀 다 안 끝났어요. 군사… 의장님은 뭐 그만두시려고 그런가 왜 자꾸 그러세요.]
[기자]
다시 말해서 윤 대통령의 기억에는 12년 전의 모습이 남아 있는 게 아니냐, 이렇게 추론해 볼 수 있고요.
게다가 당시는 야당이 아니라 지금 국민의힘의 전신이죠. 새누리당에서 나온 논란입니다.
결국에 다시 말하면 윤 대통령의 논리대로면 야당 탓이 아니라 지금의 국민의힘 때문에 계엄을 한 게 아니냐, 이렇게 볼 수 있는 것이죠.
[앵커]
그러니까요. 이번에 야당에서 저렇게까지 한 모습을 저는 못 본 것 같습니다.
[기자]
또 앞서서 이렇게 이야기한 걸 다시 보시면 왜 군인들은 국회에 불려 가서 일어서 앉아, 하면서 바보 같은 취급을 당하냐고 지적했지만 정작 그 반대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내란 사태의 중요임무 종사자들인 군 수뇌부들.
오히려 국회에 나가서 더 당당하고 더 고압적인 모습을 보인 적이 많이 있는데 직접 한번 보시죠.
[황희/민주당 의원 (2024년 10월 8일) : 군복을 입은 사람이 나와서 이렇게 국감장에서 저런 태도를 보이는 것도 안 좋은 거예요.]
[김용현/당시 국방부 장관 (2024년 10월 8일) : 군복 입었다고 할 얘기 못 하고 가만히 있는 건 더 X신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민석/민주당 의원 (2024년 10월 8일) : 신원식 장관 (건강) 그런 거 문제 있다고 느끼신 적 없죠? 빨리 빨리 대답하세요.]
[여인형/당시 방첩사령관 (2024년 10월 8일) : 뭐 굳이 대답할 필요를 못 느낍니다.]
[김민석/민주당 의원 (2024년 10월 8일) : 대답할 필요를…오만하게 답하지 말고 내가 묻는 거에 대답하세요.]
[기자]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이 군인들을 국회로 불러내서 앉아, 일어서. 이런 모욕을 준다거나 바보 취급을 한다고 사실과 좀 동떨어진 주장을 하기 이전에 반대로 군인들, 계엄군들을 국회에 집어넣으려고 했던 그 점부터 사과하거나 책임져야 되는 게 아니냐, 이런 비판도 나옵니다.
[앵커]
그렇습니다. 오늘 조성현 단장도 증언했지만 아무것도 모른 채 국회에 갔던 군인들 다 계엄군 만들고 증언하는 족족 오염됐다며 바보 취급하는 게 누구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성대 기자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