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회의원 체포지시가 있었다고 계엄 직후부터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또 한 사람.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입니다. 그래서 곽 전 사령관의 진술에 대해서도 대통령 측과 여당은 조작설, 회유설 등을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죠. 그런데 곽 전 사령관이 옥중 서신을 통해 자신이 왜 진실을 말하게 됐는지 그 이유를 밝혔습니다. '내란 2인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은폐 공모를 암시하는 듯한 전화를 해와 오히려 자수를 결심하게 됐다는 주장입니다.
조해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이 4장 분량의 옥중 서신을 통해 12·3 내란 직후의 상황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서신에서 곽 전 사령관은 12월 5일 김용현 전 장관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비화폰은 녹음이 되지 않는다. 당당하게 해라'는 말을 듣고 자수서 작성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했습니다.
자수를 결심한 계기가 김용현 전 장관의 회유였음을 분명히 한 겁니다.
곽 전 사령관은 탄핵심판에 나와서도 같은 말을 했습니다.
[곽종근/전 특수전사령관 (지난 6일) : 12월 5일날 김용현 전 장관이 저한테 이 비화폰이 '이거는 이제 녹음이 안 되니까 당당하게 가라'라고 얘기를…]
곽 전 사령관은 서신에서 "특전사령관 직함을 유지한 상태에서 계엄 당시 상황을 설명해야 부하들을 보호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지난해 12월 6일 김병주 의원의 유튜브에 출연한 계기도 밝혔습니다.
같은 달 10일 국회 출석 전날, 윤 대통령의 통화 내용을 담은 자수서를 이미 검찰에 제출했었다고도 알렸습니다.
자수서를 제출한 이유는 "회유 등에 흔들리지 않고, 방향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다"고 덧붙였습니다.
김현태 707특임단장이 "곽 전 사령관이 민주당에 회유당한 것 같다"고 평가한 것에 대한 입장도 밝혔습니다.
곽 전 사령관은 증언을 결심한 뒤 "박범계 의원을 만나 통화 내용을 먼저 말했다"며 "박 의원이 대통령이 제시한 표현을 그대로 정확히 해야 한다고 해 자수서에 순화했던 표현을 수정한 것"이라 설명했습니다.
이때 문을 '열고'라는 표현을 '부수고'라는 표현으로, 의원들을 '이탈시킬 것'이라는 표현을 '끄집어내라'는 말로 기억대로 수정했다는 겁니다.
곽 전 사령관은 "본질을 흐리기 위한 여러 말들이 있을 수 있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로 서신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영상편집 백경화 / 영상디자인 신하경]
조해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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