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윤석열 대통령의 대리인단은 이미 결정된 사안을 놓고 재판부에 따지다가 반복해서 제지를 받고 있습니다. 같은 질문을 되풀이하자 윤 대통령이 오히려 변호사를 말리는 상황까지 연출됐습니다.
여도현 기자입니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첫 증인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출석했을 때만 해도 직접 질문했습니다.
[탄핵심판 4차 변론 (지난 1월 23일) : 집행 가능성이 없는데 상징성이 있으니까 놔둡시다. 이렇게 이야기를 한 거로 기억이 되고. 그 상황은 기억하고 계십니까?]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지난 1월 23일) : 네 기억합니다. 지금 말씀하시니까 기억납니다.]
하지만 그 뒤부터 재판부는 대리인단이 대신 질문하도록 했습니다.
현직 대통령인 만큼 증인들이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재판부가 공지를 했는데도 윤 대통령은 증인으로 나온 조태용 국정원장에게 직접 질문할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탄핵심판 8차 변론 (어제) : 제가 좀 본인이 직접 물을 수는 없게 돼 있습니까.]
재판관 회의를 다시 해야 한다고 하니 대리인이 따지기 시작합니다.
[김계리/윤석열 대통령 대리인 (어제) : 규정의 근거가 뭔지. 근거를 들어주십시오.]
[문형배/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어제) : 법적 근거는 소송지휘권 행사입니다. 지위가 국정 최고 책임자이기 때문에 그 산하에 있는 증인들에게는 영향력을 행사 할 수 있다. 그래서 직접 신문보다는 대리인을 통해서 하는 게 좋겠다.]
멈추지 않자 윤 대통령이 팔을 들어 말리며 직접 진화합니다.
[탄핵심판 8차 변론 (어제) : 잘 알겠습니다 재판장님. 네 감사합니다.]
이미 증인 문제를 논의해 보겠다고 했는데도 막무가내로 재촉하기도 합니다.
[문형배/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어제) : 제가 서두에 홍장원에 대해서 재판부 평의를 거치겠다는 말을 안 했나요?]
[김계리/윤석열 대통령 대리인 (어제) : 다시 한번 말씀드리는 바입니다. 네 평의를 거쳐서 답을 주십시오.]
이런 태도가 계속되면서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불쾌감을 보였습니다.
[문형배/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어제) : 휴정하고 오후 2시에 속개하겠습니다.]
결론을 내놓고 회의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자 진행 대본까지 흔들어 보였습니다.
[문형배/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어제) : 말 그대로입니다. 제 말에 자꾸 의미를 부여하지 마시고 이 대본에 대해서 여덟 분이 다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 때문에 제가 말하는 거지 제가 거기서 덧붙여 하는 건 전혀 없습니다.]
윤 대통령 측이 헌재의 권위를 깎아내려 탄핵심판 불복의 단초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영상취재 김미란 / 영상편집 백경화]
여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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