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MBTI에 이어 새로운 성격 테스트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MZ 세대 사이에서 '예민한 사람 테스트'로 불리는 'HSP 테스트'가 요즘 인기를 끌고 있다는데요.
어떤 테스트이고, 왜 주목받는지 알아봤습니다.
HSP는 'Highly Sensitive Person', 즉 '매우 민감한 사람'을 뜻하는데요. 1990년대 중반 미국의 심리학자 일레인 아론 박사가 처음 제안한 개념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어느 나라든 전체 인구의 15~20% 정도는 매우 민감한 사람, 즉 HSP 성향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HSP 성향을 가진 사람은 보통 감각적, 정서적 자극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징이 있는데요.
작은 소리나 강한 빛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타인의 감정을 잘 알아채는 경향도 있죠.
또, 자기 주관이 강하고 기준이 분명해서 미적 감각에도 확고한 취향을 가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온라인으로 이용할 수 있는 HSP 간이 테스트는 보통 20~30개 질문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테스트마다 다를 수 있지만, 7점 척도를 기준으로 평균 5점 이상이면 HSP 성향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최근, 이 테스트가 주목받는 이유는 MBTI처럼 자신의 성향을 이해하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감정적으로 매우 예민한 사람들이 자신을 이해하고 관리하는 방법으로 HSP를 활용하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관심을 받는 거죠.
대구가톨릭대학교 심리학과 손옥선 교수는 "삶에 대한 모든 질문에 대한 대답은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잘 이해하는 데서 시작하는데, HSP 테스트가 자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민감한 성향을 가졌다는 것은 약점이나 강점이 아니라, 잘 조절해서 사용해야 하는 일종의 능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연세가산숲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허규형 원장은 "사람이 가진 성격이나 기질에는 각각의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예민한 성향을 단순히 부정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 "어떤 문제에 대해 다른 사람보다 더 깊이 생각하고 더 잘 공감하는 그런 능력이 장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예민한 성향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면 긴장을 풀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이 필요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허규형 원장은 "조용한 곳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혼자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면서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것도 에너지를 많이 얻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손옥선 교수는 "HSP는 정신건강의학과의 정식 진단 결과가 아니고 타고난 신경계가 예민한 사람들을 지칭하는 용어일 뿐"이라며 "자신을 향해 '내가 다른 사람과 똑같아야 할 이유는 없다', '예민한 성향은 나만의 고유한 특성이다'라는 이야기를 해 주는 게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류재갑 기자 차승민 인턴기자 김다영 크리에이터
jacobl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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