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주부터 여권 유력 대선 주자들의 움직임이 빨라지는 모습입니다. 여당내에서 '조기대선'이 사실상 금기어인 걸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보이는데, 정치부 이채림 기자에게 왜 그런건지 물어보겠습니다.
이 기자, 한 전 대표 등판 소식에 당에선 바로 안된다는 목소리가 나왔던데, 아직 한 전 대표에 대한 앙금이 남아 있다고 봐야겠죠?
[기자]
그렇게 보입니다.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한 전 대표와 겨뤘던 윤상현 의원은 "지금 한 전 대표가 나서면 당의 혼란을 불러올 뿐"이라며, "대통령의 시간을 빼앗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친윤계에선 대통령을 도와 정부의 성공을 이끌어야하는 여당 대표가 오히려 반대로 하지 않았냐며 대표 시절 행보에 비판적인 시각이 적지 않은데요. 독단적 당 운영, 특히 계엄사태 이후 당과 협의없이 한덕수 총리와의 공동 국정운영 등을 발표했던 점 등을 사례로 들고 있습니다. 또 여당 내 탄핵 찬성파와 친한계 의원들이 목소리를 높일 경우 최근 높아지고 있는 탄핵 반대 여론에 영향을 줄까 우려하는 기류도 있습니다.
[앵커]
이런 당내 반대 기류를 한 전 대표가 극복할 수 있을까요
[기자]
한 전 대표가 출판을 예고한 책이 이같은 당내 반발에 대한 일종의 설명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 전 대표의 정계 입문 이후 '성찰의 기록'이 담긴 걸로 알려졌는데, 비대위원장 시절 총선을 이끌며 변곡점이 됐던 사건들, 또 즉흥적, 독단적이란 당내 지적에 대한 자신의 소회와 생각을 담은 걸로 알려졌는데, 이를 통해 다시 한번 당원들의 지지를 얻겠다는 구상인 걸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당원들의 여론이 변화할지는 지켜봐야겠습니다. 한 전 대표까지 나서면서 주자들간 신경전도 뚜렷해지는 모습이에요?
[기자]
지난주 오세훈 시장이 주최한 개헌 토론회에 당 소속 의원의 절반 가까운 48명이 참석해, 사실상 '대선 출정식'이라는 분석도 나왔는데요. 지지층이 비슷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 오 시장의 움직임이 한 전 대표 복귀 시점에 영향을 미친 거란 시각도 있습니다. 오 시장 역시 계엄 이후 탄핵 국면에서 윤 대통령 탄핵에 사실상 찬성하는 입장이었죠. 당내 경선이 시작된다면 계엄과 탄핵에 대한 입장을 놓고 주자들간 신경전이 격화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오 시장이 연일 "이재명 대표는 국민 기만경제 정책을 편다"며 이 대표와 각을 세우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어제도 전해드렸지만 홍준표 대구시장이 김문수 장관을 공개 저격한 것 역시 주자간 신경전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여당 주자들이 움직이는 게 당 지도부 입장에 선 여간 부담스러운게 아닐 것 같아요.
[기자]
그런 분위기는 분명히 있습니다. 다만,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공정성 문제 지적에 집중하면서도 연일 당정을 개최하며 '유능한 여당' 이미지를 강조하는가 하면, 당 전략위 산하에 세대별 위원회를 꾸려 청년 정책과 전략을 마련하는 세미나도 여는 등 청년 표심 잡기에 노력하는 분위기입니다.
[앵커]
아무래도 최근 2030세대 무당층이 많은 점을 신경쓰겠죠?
[기자]
갤럽의 차기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아직 지지하는 인물이 없다'고 답한 비중이 20대는 과반, 30대도 44%로 절반에 가까웠습니다. 상대적으로 지지 후보가 명확한 40대 이후와는 확연히 다른 모양새라, 앞으로 여야가 선거 국면에 들어간다면 집중해서 봐야 할 포인트일 텐데요. '2030세대는 고립시켜야한다'고 했던 전 연수원장의 청년 비하 발언으로 홍역을 치른 민주당이 청년 표심에 신경을 쓰고 나선 것도 이 때문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최병천 전 민주연구원장은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20대 남성도 스윙보터"라며 "이들을 극우로 취급하는 언동은 민주당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이 진행중인 상황인만큼 여당이 어떤 스탠스를 보일지도 지켜봐야겠군요.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이채림 기자(cr9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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