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전에서 8살 초등학생을 숨지게 한 사건의 피의자인 40대 교사는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이유로 아직 대면 조사를 받지 않고 있습니다.
학생과 교사가 모두 안전한 학교를 위해서는 어떤 점을 함께 고민해 봐야 할지, 배승주 기자가 다른 학교의 사례들을 취재해 봤습니다.
[기자]
50대 여교사가 머리 숙여 사과합니다.
[가해 교사 (2022년 10월) : 선생님이 부적절한 언어를 사용해서…]
개돼지 등 막말과 욕설을 하고 아이들을 교실에 가둬 위협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피해 학생 학부모 (2022년 10월) : 부모 데리고 온 XX 나와. 너야? 너야? 내가 왜 사과해야 해? 아이들이 덜덜덜…]
'왜 그랬냐' 묻자 이해하기 힘든 변명을 늘어놓습니다.
[가해 교사 (2022년 10월) : 그 순간에 제가 미쳤나 봐요. 변명 같긴 하지만 가을이 되면 우리가 예민해지는 게 있어요.]
3년 전 경남 의령군의 한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해당 교사는 아동 학대로 벌금 500만원에 정직 1개월 징계를 받았는데, 조울증을 앓고 있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판결문엔 '1년 전부터 겪고 있던 정신적 문제로 감정조절을 못 해 범행'했다고 돼 있었습니다.
이전 학교에서부터 이상행동을 보였지만 동료들은 쉬쉬했습니다.
[동료 교사 : 자기 손에 말 그대로 피를 묻혀야 하니까…]
+++
6년 전 경남의 한 산골마을 농장에 방화로 의심되는 불이 났습니다.
[마을주민 : 산에 올라가는 길이니까 창고만 있었을 겁니다. 창고 그때 새로 지었거든요.]
붙잡힌 범인은 우울증을 앓던 40대 초등학교 교사였습니다.
전 부인에게 '죽이겠다' 협박한 데 이어 전 부인 가족 소유 농장에 불을 지른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이전 학교에서 여러 문제로 징계를 받았고 심한 우울증 증세를 보여, 교단에 계속 있어도 되는지 질환교원심의위까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OO교육지원청 관계자 : 교장 선생님 이런 분들이 말을 해도 아예 말 자체가 안 통했다고…]
하지만 이런 과정은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비밀로 부쳐진 채 해당 교사는 다른 학교로 보내졌습니다.
[학교 관계자 : (우리 학교로 온 지) 한 달 있다가 이런 사건이 터져서 우리로선 아주 황당하고 놀랐습니다.]
질환교원심의의 경우 통상 몇 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신현인/경남교육청 초등교육과장 : 이의 제기를 통해서 자기 의견을 진술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줘야 하기 때문에…]
국회는 문제 소지가 있는 교사를 신속하게 분리시키는 이른바 '하늘이 법'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학교 현장에선 아픈 교사들이 치료받을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등 여러 대안이 필요하단 지적도 나옵니다.
[영상취재 김영철 / 영상편집 김지우]
배승주 기자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