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와 의사들의 갈등으로 의료 공백 사태가 벌어진지 1년이 됐습니다. 결국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건 환자들입니다.
돌연 항암치료 중단 통보를 받은 4기 암환자, 수술 이틀 전 취소 통보를 받은 폐암 환자의 이야기를 송승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신장암 4기로 항암치료를 받아온 환자 A씨.
그러다 지난해 2월, 치료의 길이 갑자기 막혔습니다.
[A씨/신장암 4기 : 전공의 파업 사태가 생기고 OO병원 쪽에서 진료 날이 딜레이가 됐다. 제가 통 사정을 했죠. 저는 죽습니다. '어쩔 수가 없어요.' 딱 그냥 끊더라고요.]
3월이 돼도, 4월이 돼도 의료진을 만날 수 없었습니다.
[A씨/신장암 4기 : 다시 또 연기가 되는 상황이 발생이 돼서. 뭐 이렇게 죽는구나라는 생각까지…]
증상이 악화돼 응급실에 갔지만 상황은 마찬가지였습니다.
[A씨/신장암 4기 : 피 토하는 증상을 응급실 의사한테 보여주고 계속 응급실 복도에서 하루 종일 계속 기다렸다가 저녁에 그냥 집으로 다시 돌아오는…]
치료가 중단된 석 달 사이 암은 머리와 어깨, 폐로 빠르게 번졌습니다.
그나마 다른 병원에서 A씨를 받아줘 죽을 고비는 넘겼지만, 한쪽 눈의 시력을 거의 잃었습니다.
[A씨/신장암 4기 : 눈하고 연결된 신경이 손상이 돼서 지금 현재 1년 동안 이렇게 안대를 쓰고. 수술을 해도 제대로 원상복구는 될 수는 없는 상태.]
B씨의 어머니는 폐암 수술을 이틀 앞두고 취소 통보를 받았습니다.
[B씨/폐암 환자 가족 : 기분이 참담했죠. 우리 어머니가 이렇게 의료 파업으로 (수술도) 받지 못하고 이러다 죽으면 어떻게 사냐.]
수술 가능한 날이 있는지 하루에도 수차례, 병원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B씨/폐암 환자 가족 : 어머니도 살이 빠지고. 암이 더 커질 수 있으니까. 밥도 먹기 힘들었고. (어머니를) 기억을 못할까 봐 제가 (병원에) 계속 전화를 했어요.]
석 달 뒤, 간신히 수술을 받았지만 수술 일정을 더 빨리 잡지 못한 걸 두고 내내 마음이 아픕니다.
[B씨/폐암 환자 가족 : 이게 폐암이 더 커질까 봐. 3기, 4기 될까 봐 항상 걱정돼서.]
전공의 파업이 시작된 후 6대 암 수술은 전년보다 9700건 넘게 줄었습니다.
제때 수술받지 못하는 환자들, 의정 갈등의 고통은 1년이 된 지금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이완근 김대호 정재우 / 영상편집 김영석 오원석 / 영상디자인 허성운 최석헌 / 영상자막 홍수정/ 취재지원 고운선]
송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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