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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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18) 아침신문 1면에는 △‘개인정보 과잉수집’ 딥시크 국내 서비스 중단(6곳) △‘명태균 사건’ 서울지검 이송(2곳) △김건희, 총선 때 김상민 검사 공천개입 의혹(2곳) △트럼프-푸틴 곧 만나(2곳) 등이 주요하게 보도됐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국제 분야를 두루 취재하고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권태호 논설실장이 6개 종합일간지의 주요 기사를 비교하며, 오늘의 뉴스와 뷰스(관점·views)를 전합니다. 월~금요일 평일 아침 9시30분, 한겨레 홈페이지(www.hani.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① 차이의 발견 : 명태균 사건, 서울지검 이송
② Now and Then : Dear(영화 ‘아저씨’ OST, 2010)
① 차이의 발견
# ‘명태균 사건’ 이송
- ‘명태균 사건’을 수사해 온 창원지검이 어제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한다고 밝혔습니다.
- ‘관련자 대부분이 서울에 거주한다’는 이유입니다.
- 현재 남은 의혹 중 핵심은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입니다.
- 따라서 검찰이 윤 대통령 부부를 얼마나 강도높게 수사할 지가 향후 관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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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검찰, 창원에서 서울로 이송
- 창원지검이 어제(17일) 명태균씨 관련 사건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등을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추가 기소하고, 아직 기소하지 않은 공천 개입 및 여론조사 관련 고발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한다고 밝혔습니다.
- 그동안 창원지검은 △대통령 등 공천 개입 의혹 △공직선거나 당내 경선 과정에서 여론조사 결과 조작 의혹 △여론조사 결과 무상 제공 의혹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 등을 수사해 왔습니다.
1) 공천 개입 의혹
- 이 가운데 윤 대통령 부부의 김영선 전 의원에 대한 공천 개입 여부는 아직 제대로 조사되지 않았습니다.
- 지금까지 취임 전날이던 2022년 5월9일 윤 대통령이 명씨에게 “공관위(공천관리위원회)에서 나한테 (명단을)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라고 말한 육성 녹음파일이 공개된 바 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인 5월10일 경남 창원 의창에 아무런 연고가 없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이 확정됐습니다.
- 명씨가 검찰에 제출한 휴대전화에서 5월9일 윤 대통령이 “내가 윤상현이한테 한번 더 얘기할게,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한 녹취도 확보됐습니다.
- 김 여사도 그날 명씨에게 “당선인이 지금 (윤상현 위원장에게) 전화를 했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잘될 거예요”라며 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2) 기타 의혹
- 나머지 의혹도 모두 ‘공천 개입’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 윤 대통령이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건 ‘정치자금법’ 적용이 가능합니다.
- 김 여사가 명씨에게 두 차례에 걸쳐 건넸다는 500만원도 정치자금법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2. 검찰, 윤석열 부부 겨누나?
- 검찰이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으로 옮기고, 그 이유를 ‘관련자 대부분이 서울에 거주한다’는 점 등을 들은 것으로 볼 때, 향후 수사가 윤 대통령 부부를 직접 겨눌 것이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 김석우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도 지난 12일 국회에서 “(김 여사에 대해) 여러 가지 소환조사 등을 시도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더욱이 헌법재판소에서 윤 대통령 파면 결정이 내려지면, 대통령으로서의 불소추특권이 사라져 수사에 제약이 사라집니다.
1) 김건희 소환 조사
- 검찰은 우선 김건희 여사 소환조사를 추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윤 대통령 조사는 헌재 탄핵 결정 이후 추진하겠지만, 윤 대통령 조사는 대선 이후로 밀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 김 여사 소환도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지만, 김 여사 소환도 하지 않으면 수사가 사실상 동결되기 때문에 이는 미루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 검찰은 명태균씨가 “윤 대통령보다 김 여사를 먼저 만났다”고 진술한 점, 명씨가 대선 과정에서 김 여사와 수시로 소통하며 미공표 여론조사 자료 등을 보낸 점 등을 고려할 때, 공천 개입 의혹 수사를 김 여사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쪽으로 맞추고 있습니다. 김 여사가 주도하고, 이를 윤 대통령이 지원하는 형태로 보는 것입니다.
- 검찰은 지난해 7월 디올백 수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등과 관련해 경호처 건물에 찾아가 휴대폰을 반납하고 김 여사를 조사해 논란을 빚은 바 있습니다. 이번에는 그때처럼 출장조사를 하지 않고, 서울지검으로 소환해 조사할 것입니다.
- 잠시 그때를 돌이켜 보면, 당시 김 여사 ‘출장 조사’는 검찰총장에게 보고도 없이 이창수 서울지검장 주도로 진행됐습니다. 이 지검장은 ‘친윤 검사’로 알려져 있고, 이 출장조사 두 달 전에 서울지검장으로 전격 임명됐습니다. ‘출장 조사’를 뒤늦게 보고받은 당시 이원석 검찰총장이 이를 질책하며 대검 감찰부에 진상 파악을 지시했습니다. 그러자 명품가방 수수 의혹 수사팀에 포함돼 출장조사를 했던 김경목(45·사법연수원 38기) 부부장검사가 사표를 낸 바 있습니다. 김경목 검사는 주변에 “사건을 열심히 수사했을 뿐인데 감찰 대상으로 분류돼 회의를 느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실제로 당시 수사팀은 ‘대통령 부인 조사’ 자체에 의미를 두고, 매우 열심히 잘 하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총장의 진상 파악 절차 연기로 사표는 철회됐습니다. 그리고 명품가방 수수 의혹은 수사 5개월만에 검찰이 ‘무혐의 처분’ 했습니다.
- 이번 ‘명태균 사건’ 의혹 조사에 김경목 부부장검사는 포함되지 않겠지요. 사건의 성격과 비중은 다릅니다만, 이번엔 출장 조사를 주장하는 검사도 없을 것입니다. 무혐의 처분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2) 대선 후보들 연루 수사
- ‘명태균 사건’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관련 의혹도 포함돼 있습니다. 모두 여론조사 관련입니다.
- 두 사람 모두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은 뒤 측근이 그 비용을 대납했다는 의혹인데, 이를 두 시장이 알고 있었느냐가 관건입니다.
- 검찰은 이 건에 대한 수사도 진행될 것입니다. 홍 시장 수사는 대구지검이 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 이 수사에 따라 국민의힘 경선이 영향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동아일보 3면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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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검찰, 갑자기 왜 이렇게 적극적이 됐나?
- 그런데 이 과정에서 한 번 짚어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 검찰이 왜 이렇게 갑자기 태도를 바꿨느냐 하는 점입니다.
- 그리고 창원지검은 넉 달동안 무엇을 했느냐 하는 점입니다.
1) 특검법 + 탄핵 임박이 영향 미쳤나
- 애초 이런 정치적 사건은 지방에서 시작했더라도, 지방 관련 사안만 처리한 뒤 서울로 이송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 검찰은 윤 대통령 부부가 지난 2021년 10월 명씨의 비공표 여론조사 보고서를 최소 4차례 받았고, 이 가운데 3차례는 조작 정황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고, 지난해 11월 이런 내용의 ‘수사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그런데 이후에도 창원지검이 계속 이 사건을 쥐고 있었습니다.
- 당시에도 사건을 왜 서울로 올리지 않느냐는 물음에 검찰은 ‘지역 사정을 잘 아는 지방이 더 잘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창원에서 열심히 하고 있다”며 중앙지검 이첩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정유미 창원지검장은 대표적인 ‘친윤계’로 분류됩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시민단체가 윤 대통령 부부와 명씨 등을 중앙지검에 고발한 사건을 창원지검으로 이송하기도 했습니다.
- 그런데 12·3 내란 이후 상황이 급변하면서 대통령 탄핵이 임박해지고, 더욱이 특별검사 추진이 본격화되자, 태도를 바꾼 것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야당은 오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명태균 특검법’ 통과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특검이 출범하면, 검찰은 관련 수사내용을 특검에 다 넘겨야 합니다. 그러면 수사를 어떻게 했는지가 다 드러납니다. 그리고 누가 중간에서 막았는지, 수사를 왜 더 이상 진척하지 않았는지도 드러나고, 경우에 따라, 관련자가 책임을 물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2) 창원지검은 그동안 뭘 했나?
- 창원지검은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가 2023년 12월 김영선 전 의원을 고발·수사 의뢰했으나, 수사를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 그러다 지난해 9월 김영선 전 의원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씨가 공천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이를 언론에 공개하자, 뒤늦게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이후에도 계속 폭로와 언론보도 뒤를 잇는 수준이었습니다.
- 또 창원지검은 명씨가 윤 통령 부부와 소통할 때 사용했던 휴대전화기를 폐기하라고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명씨는 그동안 숨겨뒀던 휴대전화 3대와 휴대용 저장장치(USB) 1개를 지난달 12일 창원지검에 제출했습니다. 이 휴대전화는 윤 대통령 부부 등 유력 정치인들과 소통할 때 사용한 것으로, 명씨는 막내딸 이름을 붙여 ‘황금폰’이라고 불렀습니다.
- 명씨는 지난달 20일 재판에서 “검사가 나에게 ‘(휴대전화기를)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폐기해라. 우리도 전화기 반납하면 솔직히 부담스럽다’라고 했다. 또 검사가 ‘나는 아이폰을 쓰고, 비밀번호도 16자리다. 다음에는 그렇게 해라’라고 말했다. 검사의 이 발언은 영상 녹화되어 있고, 내 변호사 2명이 모두 입회해서 같이 들었다”라고 관련 사실을 폭로했습니다. 그리고 명씨 변호인은 창원지검 수사검사를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이에 대해 검찰은 “검사가 명씨를 추궁하면서 ‘집에서 직접 폐기할 수도 있었던 것 아닌가’라고 했던 것인데, 명씨가 이를 두고 검사가 황금폰을 폐기하라고 하는 등 증거 인멸을 교사했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해명했습니다.
- 영상 녹화가 있다고 하니, 누구 말이 맞는지 확인하면 되겠습니다.
경향 3면 그래픽
4. 김상민 검사 공천 주려했던 김건희
- 명태균씨는 어제 또다른 폭로를 하기도 했습니다.
- 총선 직전인 지난해 2월 김건희 여사로부터 ‘김상민 검사가 국회의원이 되게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 명씨 변호인 남상권 변호사가 공개한 명씨와 김 여사의 당시 통화 내용입니다.
김건희 : 선생님~ 김상민 검사 조국수사 때 정말 고생 많이 했어요. 김상민이 의창구 국회의원 되게 도와주세요. 김영선 의원은 어차피 컷오프라면서요. 김종양은 문재인 정부의 부역자이고, 지난 대선 때 누가 대통령이 될지 모른다면서 집에서 놀다가 대선이 끝나니 한자리 하려고 기어나온 기회주의자입니다. 그런 사람이 국민의 힘 국회의원이 되면 되겠습니까? 윤한홍 의원도 맞다고 하면서 김상민 검사가 의창구 국회의원이 되어야 한다고 했어요. 그래서 내가 박완수 지사에게 전화해서 김상민 검사를 도우라고 했어요.
명태균 : 여사님 비례대표도 아니고 평생 검사만 하다가 지역도 모르는 사람을 지역구 국회의원 공천을 주면 총선에서 집니다. 내가 볼 때, 이 추세로 가면 110석을 넘지 못합니다.
김건희 : 아니에요. 선생님 보수 정권 역사 이래 최다석을 얻을 거라 했어요.
명태균 : 누가 그런 말을?
김건희 : 이철규, 윤한홍 의원이 그렇게 말했어요.
명태균 : 김상민이 내려 꽂으면 전 가만히 안 있을 겁니다.
- 대선 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사적인 자리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후보 부인(김건희)이 공연전시 관련 업무를 오랫동안 해와 자신이 홍보에 대단한 전문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문제다”
- 이 통화 내용이 녹음본이 그대로 공개된 건 아니고, 변호사가 명씨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옮긴 것이라, 증거능력에 어느 정도 제약은 있겠습니다만, 이 통화 내용을 보면, 김건희 여사의 상황 파악 능력이나 정무 감각은 거의 제로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용산’에서는 “그래도 차라리 여사가 낫다. 해외순방 때도 여사가 가면, 결정이 빨리 내려진다”는 말이 돌기도 했습니다. 김 여사가 남편(윤 대통령)만 보다 보니, 자신이 대단한 통찰력과 정보력이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 어쨌든 이에 대해 이철규 의원은 “김 전 검사는 (공천) 고민의 대상이 아니었다. 경선도 안 끼워줬다”고 했고, 윤한홍 의원은 “(통화록은) 사실이 아니다. 저는 그 무렵 김 여사와 소통한 사실 자체가 없을뿐더러, 김 전 검사를 몰랐기 때문에 추천할 수도 없었다. 총선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주변에 우려를 전달하고 있었기에 ‘보수 정권 역사 이래 최다석을 얻는다’고 했다는 것도 성립할 수가 없다”고 관련 내용을 부인했습니다.
- 또 김상민 전 검사는 당시 창원의창 국민의힘 예비후보 6명 가운데 1명입니다. 그는 2023년 9월 추석 무렵 현직 검사 신분으로 지인들에게 “저는 뼛속까지 창원 사람이다” “지역사회에 큰 희망과 목표를 드리는 사람이 되겠다”는 등 이듬해 총선 출마를 시사하는 문자메시지를 돌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법무부 징계위원회가 총선 직전인 지난해 2월 정직 3개월의 징계 처분을 내린 바 있습니다. 그는 지난해 1월 사표 수리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현직 검사 신분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한 뒤 경남 창원 의창에 예비후보로 등록했습니다. 그리고 컷오프(공천 배제) 됐습니다.
- 아마도 국민의힘은 이 상황에 대해 ‘결국, 공천이 안 됐지 않느냐. 김건희 여사가 그렇게 했다 하더라도, 국민의힘 공천이 공정했다는 증거 아니냐’는 식의 주장을 펼 것입니다. 그러나 이를 보면, 공직자로서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행동을 한 김상민 전 검사가 그때 왜 그랬는지 다 이해가 됩니다.
5. 사설 제목
한겨레 = '명태균 수사' 이제 와서 중앙지검에 넘긴 검찰
경향 = 진실 덮다 서울로 넘긴 창원지검, '명태균 수사' 시늉만 했나
한국 = 권력 눈치만 보다 '명태균 게이트' 핵심 손도 못 댄 검찰
동아 = 명태균 件 서울로, 황금폰도 다 복원… '게이트' 싹 열어젖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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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Now and Then
오늘 노래는 ‘매드 소올 차일드’의 Dear입니다. 영화 ‘아저씨’(2010)의 OST입니다.
영화에서 9살 꼬마 소미(김새론)가 아저씨 차태식(원빈)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아저씨도 제가 창피하죠. 그래도 안 미워요. 아저씨까지 미워하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 한 개도 없어”
https://www.youtube.com/watch?v=1ufN1m0BfB4
(*일부 포털에서는 유튜브 영상이 열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시려면, 한겨레 홈페이지로 오시기를 권합니다. 기사 제목 아래 ‘기사 원문’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끝)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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