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지난해 대졸 신입 취업률이 98.1%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우리나라는 대졸자 취업이 그토록 어렵다는데, 일본에선 취업이 잘 되는 근본적인 이유를 알아봅니다.
도쿄의 흔한 공사장 모습입니다.
공사장 주변 인도나 건널목, 차가 나오는 곳에 어김없이 인력이 배치됩니다.
경광봉을 흔들고 있는 안전요원인데, 적어도 서너명 씩 배치되는 게 일반적입니다.
최근 들어 경기침체기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는 일본.
지난 2012년 이후 고용 시장은 계속 호조세였습니다.
12년간 한 번도 대졸 취업률이 90%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는데, 지난해에는 무려 98.1%를 기록했습니다.
대학을 졸업했다면 거의 기업을 골라 갔다고 봐야 할 정도죠.
기업들 사이에선 대졸자만으로는 일손이 부족하다며 경력 2년 미만도 신입 직원으로 다시 뽑는 전형에 힘을 쓰기도 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아베 2차 내각이 들어선 2012년부터 양적 완화로 정부가 돈을 풀면서 고용시장이 나아진 측면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일본 고용 시장의 행태가 우리나라와 다른 점도 있습니다.
일본은 취업률은 높을지 몰라도 대졸 신입사원의 급여는 23만7300엔, 우리 돈 약 225만원 수준입니다.
대기업이나 금융권이라고 하더라도 월 급여가 30만 엔을 넘는 경우가 흔하지 않습니다.
근래에 유명 은행 신입사원 월급이 올라 30만 엔이 됐다는 게 뉴스가 됐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일본 고용 시장은 급여를 높이기보다는 고용의 안정을 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명중 / 닛세이기초연구소 수석연구원]
"한국에서 한 명을 고용한다면 똑같은 일에 1.5~2명을 고용하기 때문에, 일본의 경우는 거의 30년간 오르지 않거나 올랐더라도 아주 낮게 인상이 됐기 때문에 인건비에 대한 부담이 작았다고 볼 수 있겠어요."
고용률이 높다곤 하지만, 최근 엔저로 인한 물가가 계속 오르다 보니 실질 소비는 오히려 주는 등 소득 문제가 계속해서 불만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박상용 김무연 / 영상편집: 유형도 / 영상디자인: 유정배
정원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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