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헌법재판소는 군사독재 시절 유명무실했던 헌법재판 제도를 시민들의 힘으로 살려낸, 1987년 민주항쟁의 성과물입니다.
하지만 헌재가 민주주의의 심각한 위기 국면에서도 계속 침묵하자, 헌법재판소가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12.3 내란을 실시간으로 목격했던 국민들이, 과연 헌재에 헌법 수호 의지가 있는 것인지 근본적인 의문을 던지고 있는 겁니다.
윤상문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변론이 종결된 지 한 달째입니다.
헌법재판소는 보시는 것처럼 경찰 차벽으로 24시간 둘러싸여 있고, 매일 집회와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제 뒤로 보이는 헌법재판소 3층에서는 헌법재판관 8명의 평의가 거의 매일 열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평의는 원래 비공개"라는 이유에 숨어, 선고가 왜 늦어지는지 설명조차 하지 않는 동안 사회적 혼란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1987년 민주화 운동의 결실입니다.
제멋대로 헌법을 고치며 정권 연장에 활용했던 군부 독재 정권이 청산된 이후, '헌법 수호'에 대한 국민적 열망으로 헌재는 설립됐습니다.
헌법에 대한 최종적이고 독립적인 해석으로 헌정질서 수호의 최후 보루 역할을 하라는 취지였습니다.
헌재는 1988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37년 동안 5만 건 넘는 사건을 처리하면서 스스로 입지를 넓혀왔습니다.
'5·18 특별법 합헌' 결정으로 왜곡된 현대사를 바로잡을 수 있는 법적 토대를 마련했고, 낙태죄 헌법불합치, 긴급조치 위헌 결론 등을 통해 국민 기본권 신장에도 앞장섰습니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헌법은 다시 위기에 처했습니다.
헌법기관인 국회에 무장한 계엄군이 난입하는 충격과 공포가 전 세계에 중계됐고, 헌법 수호 의무가 있는 현직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국정 공백은 석 달이 넘었습니다.
계엄 이후 외교도, 경제도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의 복원이냐, 후퇴냐 중대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제때, 제대로 된 결론을 내리는 것도 국민이 재판관들에게 부여한 헌법적 의무입니다.
30여 년 전 헌법재판소 설립의 디딤돌이 됐던 시민들은 "헌법 수호라는 본연의 역할을 다할 의지가 있냐"고 헌재에 질문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윤상문입니다.
영상취재: 고헌주 / 영상편집: 배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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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고헌주 / 영상편집: 배우진
윤상문 기자(sangmoon@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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