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만달레이 궁
[미얀마 나우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수년째 비극적 내전을 겪고 있는 미얀마의 '제2도시' 만달레이가 28일 7.7 규모의 강진으로 초토화됐다.
온라인 독립언론인 '미얀마 나우'에 따르면 만달레이는 군부와 반군 세력 간 지속적인 내전으로 이미 심각한 영향을 받는 상황에서 강진의 직격탄을 맞았다.
아웅산 수치 고문이 이끈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2020년 11월 총선에서 승리하자 이를 부정선거로 주장하며 군부는 이듬해 2월 쿠데타를 일으켰다.
군부가 폭력으로 진압하자, 이후 민주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와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이 무장 투쟁에 나서며 내전이 이어지고 있다.
지진이 할퀴고 가기 전부터 만달레이는 '수난의 땅'이었다.
반군이 장악 중인 만달레이는 지난해 4월 미얀마 군 공습으로 민간인들이 다수 희생됐다.
내전이 격화하면서 지난해 여름 만달레이에 피란민 최소 15만명이 몰려들어 도시에 대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같은 해 10월 만달레이에 있는 중국 영사관은 폭탄테러를 당했다. 중국은 미얀마 군부에 무기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달레이는 2007년 미얀마의 제1도시인 양곤과 함께 반정부 시위인 '사프란 혁명'을 일으킨 도시이기도 하다.
당시 미얀마 국민에게서 존경받는 승려들이 입은 법복의 색이 향신료인 사프란의 짙은 황색과 비슷하다고 해 시위에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
미얀마의 오랜 내전으로 접근이 제한된 가운데, 구조 활동은 물론이고 정확한 피해 규모 확인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이날 규모 7.7 강진의 진앙은 인구 120만명의 만달레이에서 서남서쪽으로 불과 33㎞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외신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건물 붕괴와 인명피해 상황이 산발적으로 전해지고 있다.
AP 등에 따르면 만달레이 궁전이 파손됐으며, 쉐 폰 셰인 사원 등도 무너졌다. 무너진 사원에서는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달레이 종합병원 의료진을 인용해 현재까지 사망자가 최소 20명 발생했으며 부상자는 최소 300명에 이르렀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만달레이 남서쪽 사가잉 지역에서는 90년 된 다리가 무너졌고 만달레이와 양곤을 잇는 고속도로 일부 구간도 파괴됐다.
이날 지진 이후 미얀마 군부는 만달레이를 포함한 6개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만달레이의 무너진 사원
[미얀마 나우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su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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