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경북 청송군도 이번 산불로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산불이 고속도로를 통째로 집어삼켜 휴게소가 완전히 불에 탔고, 주민들의 삶의 터전도 잿더미가 돼 사라졌습니다.
일상이 송두리째 무너진 피해 현장을, 송서영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경북 의성과 청송, 영덕을 가로지르는 서산영덕고속도로.
바람을 타고 이동하는 거대한 불길이 도로를 휘감습니다.
나흘만에 가본 고속도로.
여전히 통행은 막혔습니다.
휴게소는 완전히 불탔습니다.
청송휴게소 바로 뒤편 산비탈도 모두 검게 변했습니다.
곳곳에서 불에 타 쓰러져버린 나무들과 미처 대피하지 못한 동물 사체도 보입니다.
산불은 휴게소 바로 앞 중평리도 휩쓸었습니다.
마을에 직접 가봤습니다.
과수원과 밭을 끼고 주민들이 모여살던 마을은 하룻밤 새 폐허가 됐습니다.
급히 몸만 빠져나오다 가족같은 반려견도 잃었습니다.
화마는 본격적인 사과 농사를 앞둔 과수원도 덮쳤습니다.
[청송 중평리 주민]
"낫 한 자루도 저기(창고에) 다 있었는데. 주업이 사과인데 사과나무가 다 타버렸으니까. 올해 농사도 또 안 되잖아."
창고에 넣어둔 사과 1천 박스는 그대로 다 타버렸고, 농기구도 뼈대만 남았습니다.
지역 명물인 달기약수터 일대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수십 년동안 일궈온 삶의 터전을 한 순간에 잃은 주민들은 멍하니 불타버린 마을을 바라봅니다.
[윤진동/달기약수터 주민]
"진짜 참 난감하네요. 진짜 사는 것보다 죽는 게 나을 정도 심정이다. 지금 심정으로는."
오후 늦게 청송군에는 소나기가 쏟아졌습니다.
"오‥ 이렇게 좋을 수가"
대피소 생활을 이어가는 주민들의 표정에 모처럼 미소가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이내 한숨으로 바뀝니다.
[구칠회/진보면 주민]
"비가 태울 거 다 태우고 지금 비가 오면 뭐 합니까. 탈 거 다 타고."
주불 진화가 마무리 되면서 큰 고비는 넘겼지만 돌아갈 곳과 생업을 모두 잃은 주민들에게는 또다른 고비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MBC뉴스 송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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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서영 기자(shu@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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