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헌재가 오는 4일로 탄핵심판 선고일을 지정한 뒤 여야 모두 저마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헌재가 어떤 결론을 내렸는지를 놓고 워낙 많은 말들이 나오다보니 내부적으론 불안감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정치부 장세희 기자와 '뉴스더' 코너에서 정치권의 복잡한 속내를 함께 들여다보겠습니다. 장 기자, 앞서 리포트에서도 전해드렸는데, 승복 안하면 어쩌겠느냐던 이 대표, 오늘은 늬앙스가 조금 바뀐 듯합니다?
[기자]
그 배경을 두고 해석이 엇갈립니다. 만장일치 탄핵 인용을 확신하는 이 대표가 파면 이후 윤 대통령의 불복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란 분석이 있는 반면,, 기각 가능성을 염두에 둔 사전 포석 아니냔 정반대의 해석도 있습니다. 꼭 특정 결과를 감안한 게 아니더라도 헌재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반영된 건 어느정도 사실인 듯합니다.
[앵커]
오늘 이 대표가 비공개 회의에서 언행 주의를 다시 강조했다면서요. 그것 역시 그런 불안감이 반영된 거라고 볼 수 있겠네요.
[기자]
오늘 비공개 회의에선 이 대표는 말을 아끼고 주로 다른 지도부의 보고를 들었다고 합니다. 그런 이 대표가 딱 한 마디를 했는데, 그 말이 바로 "헌법재판관들을 겨냥한 발언이나 공격에 주의해달라"는 당부였던 걸로 알려졌습니다. 실제 오늘 헌법재판관들의 인품이 훌륭하다는 등의 발언에서 알 수 있듯이 헌재를 최대한 자극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이었죠.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앵커]
만장일치 인용을 확신한다면서도 내부적으론 아직 신중하단 건데, 민주당 역시 헌재 내부 기류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건 아닌가보네요.
[기자]
정황상 정보의 한계가 있는 건 맞는 듯합니다. 헌재의 선고 기일 일정이 계속 길어지면서 내부 분위기를 파악하지 못해 이 대표 역시 여러차례 답답해 했던 걸로 알려졌고요. 선고기일 발표 바로 직전까지도 이른바 쌍탄핵을 추진하다 선고기일이 잡히며 스텝이 꼬여버린 것도 이 때문이고요. 오히려 율사 출신이 많은 국민의힘 쪽에서 헌재 내부 관계자와 내통하고 있는 것 아니냐 이런 의심을 하기도 합니다. 권성동 원내대표의 승복 선언이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지연되는 시점에 나왔고, 윤상현 의원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기각 선고 전에 인용 재판관이 1명 뿐이라는 사실을 정확히 예측한 게 우연의 일치가 아닐 수 있단 겁니다.
[앵커]
어떻습니까. 그건 일리가 있는 겁니까?
[기자]
정계선 재판관의 남편은 국회 탄핵소추대리인단 공동대표인 김이수 변호사 회사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습니다. 여권에선 오히려 이런 특수관계가 있으니 민주당이 어느정도 내부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겠냐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재명 대표의 표정을 보면 헌재 기류가 읽힌다는 농담반 진담반 얘기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특히 국민의힘 지도부가 연일 승복을 강조하고는 있지만, 내부적으론 인용 가능성에 대한 대비도 하고 있는 걸로 파악됐습니다. 물론 이 역시 특정 정보에 기반을 했다기보단 다양한 가능성을 준비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이유 때문인 걸로 보입니다.
[앵커]
상대방이 더 알고 있을 거라고 의심하고 있는 상황 자체가 지금 여야 모두 불안하다는 방증일 텐데, 결과 예측보다 선고 이후 갈등 봉합에 더 신경쓰는 게 정치권이 할 일 아닌가 싶네요. 장 기자, 잘들었습니다.
장세희 기자(sa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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