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3구와 용산구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확대 지정되면서 시장 과열 분위기는 다소 가라앉았지만, 그 불길이 경매 시장으로 옮겨붙었습니다.
토허제 번복이 일어난 지난 3월, 서울 아파트 경매 172건을 들여다 보니 감정가 대비 낙찰가의 비율을 뜻하는 평균 낙찰가율이 97.5%로 2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경매 물건은 갭투자가 불가능한 대신, 실거주 의무에서 제외되는데요.
6개월 전 시세를 기준으로 감정가가 정해지기 때문에 가격 상승기 호가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다주택자도 기존 주택에 대한 처분 계획서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고가 주택을 매수하고자 했던 사람들이 최근 토허제로 인한 각종 규제를 피하고자 경매 시장으로 점차 눈을 돌리는 모양새입니다.
경매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는 한편 토허제 확대 재지정 지역 내 아파트의 경매 취소 사례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원래 부채를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해 집을 경매에 내놓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채무자들이 자신들이 보유한 주택이 향후 자산 가치가 더 크게 오를 거라 생각해 좀 더 무리해서라도 빚을 갚아 소유권을 넘기지 않고 버텨보겠다는 시도로 풀이됩니다.
경매 데이터 전문 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토허제가 발효된 3월 24일부터 내일(4일)까지 강남 3구와 용산구 아파트 경매 기일 33건 중 11건의 경매가 취하 또는 기일이 변경됐습니다.
경매 취하나 기일 변경이 더 늘어나면 이 지역 경매 물건이 더 줄어들어 낙찰 금액은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문가들은 주택 시장에서 지난 4년간의 학습을 통해 토허제로 지정돼도 집값은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영상편집 : 문이진, 디자인 : 김규연)
정혜경 기자 choic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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