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선종…바티칸 "전생을 주님·교회에 헌신"
(서울=연합뉴스) 정윤주 이율립 김현수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현지시간) 선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천주교 신자와 비신자 모두 한목소리로 "안타깝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천주교 신자인 남모(29) 씨는 "한 때 교회를 멀리했었는데, 교황님이 소외된 사람들을 챙기는 모습을 보면서 교회에 돌아왔다"며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도 모두 감싸 안던 교황님의 따뜻함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역시 신자인 정영화(26) 씨는 "교황님이 최근에 퇴원하시고 미사에도 참석하셔서 기뻤는데, 갑작스러운 선종 소식에 슬프다"며 애도했다.
대다수 천주교 신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난한 사람들을 만나고, 다른 종교를 포용하려 한 모습을 떠올렸다.
자신을 신자라 밝힌 직장인 이지현(52) 씨는 "교황님은 군주의 모습이 아니라 항상 자신을 낮췄다"며 "고통받는 약자들의 편에 서서 좀 더 우리 곁에 함께 하면 좋았을 텐데, 안타까움에 마음이 무너진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동작구 흑석동 성당 시설 관리 분과장인 서민수(62) 씨는 "교황님이 방한했을 때 음성 꽃동네를 방문해 노인들을 만났던 일이 기억난다"며 "정교회, 불교 등 다른 종교도 포용하려고 노력했던 분으로 역대 교황 중 가장 성품이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회고했다.
대학 시절 세례를 받은 직장인 김모(33) 씨는 "사랑은 가장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이라는 천주교 공동선을 삶에서 구현한 성인의 선종이라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방한했을 때 세월호 유가족 고통에 공감하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비록 신자는 아니지만 일반 시민들도 이주민, 난민 등 소외된 사람에 관심을 쏟은 그의 행보를 추억했다.
직장인 고모(32) 씨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 직후 바티칸 외부 첫 공식 방문지로 아프리카 난민의 주요 밀항지인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섬을 택한 것을 언급하며 "종교는 약자를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진 분이다. 교황 덕분에 위로를 많이 받았다"고 했다.
비신자인 직장인 김모(30) 씨도 교황이 방한 시 세월호 참사의 유가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용산 참사 피해자 등 사회적 약자를 만난 것을 떠올리며 "진정한 종교인의 모습이어서 지금까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며 "이 시대의 '큰 어른'을 잃은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jung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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