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난한 이들의 성자"라고 불린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상의 가장 어두운 곳을 어루만지며 더 아래로, 더 소외된 곳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2014년에는 한국을 방문해 세월호 유가족들을 직접 만났고, "큰 고통 앞에선 누구도 중립적일 수 없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조소희 기자입니다.
[기자]
첫 남미 출신 교황으로 2013년 즉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본주의의 병폐를 꾸준히 지적하며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주시했습니다.
3년째 이어진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선 "모든 인류에게 고통스럽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기존 가톨릭에서 금기시하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 동성애자들의 인권도 보호받아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현대 사회, 불안을 간직한 젊은이들에게도 판단하기 앞서,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우리에겐 2014년 방한해서 고통에 놓인 사람들을 어루만지며 위로했던 기억을 남겼습니다.
세월호 사고 유가족 유민 아빠 김영오 씨의 손을 꼭 잡고 기도했고, 당시 돌아오지 못한 세월호 실종자 이름 한 명 한 명을 부르는 한국어 편지를 썼습니다.
바티칸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까지 노란색 리본을 착용해, 깊은 슬픔에 빠져있던 사람들을 돌아봤습니다.
[프란치스코/교황 (2014년 8월) : 누군가 내게 리본을 떼는 게 중립적이라고 말했지만 저는 '큰 고통 앞에서는 누구도 중립적일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후에도 한국에 큰 참사가 있을 때마다 잊지 않고 희생자들을 위로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리 써 놓은 자서전을 통해 세상을 향한 목소리를 남겼습니다.
화려한 제대도, 관을 닫는 특별한 의식마저 없애고 소박하게 장례를 치를 뜻도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박인서]
조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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