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3월 21일 영남권을 휩쓴 대형 산불이 발생한지 한달이 지났습니다.
경북과 울산, 경남까지 동시 다발적으로 산불이 번지며 문화재와 국립공원을 위협했고 역대 최악의 산림 피해를 남겼습니다.
모두 진화되는 데만 열흘이 걸렸던 이번 산불, 전동흔 기자가 먼저 산불 발생부터 진화까지전 과정을 정리했습니다.
[기자]
산등성이 곳곳에서 붉은 불길이 치솟고, 하늘은 자욱한 연기로 가득합니다.
지난달 21일, 경남 산청에서 시작된 산불입니다.
헬기를 동원한 진화 작업이 이어졌지만,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이 겹치며 불길은 걷잡을 수 없이 번졌습니다.
<김한동 / 산청군 시천면> "지금도 곳곳에 불이 계속 붙었다 꺼졌다 붙었다 꺼졌다 그래요. 사람 손으로 (진화를) 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이 하루 이틀도 아니고... 헬기 갖고는 못 꺼요. 내가 볼 때는 비가 와야돼."
경남 산불 시작 하루 뒤인 22일, 경북과 울산에서도 산불이 발생하며 결국 영남권을 휩쓴 사상 최악의 산불로 기록됐습니다.
이번 산불로 10만 헥타르 이상의 산림이 잿더미가 됐습니다.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된 2000년 동해안 산불 피해 면적 23,794ha의 4배가 넘는 규모입니다.
인명 피해도 컸는데 사망자 31명, 부상자 52명 등 총 8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특히 경북에서는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동해안 영덕까지 번졌고 진화 작업 중이던 헬기 한 대가 추락해 조종사가 숨지는 사고까지 겹쳤습니다.
국가 지정 보물로 등록된 '천년 고찰' 의성 고운사의 가운루와 연수전이 전소됐고, 청송 기곡재사와 병보재사 등 전통 건축물도 불에 탔습니다.
<두념스님 / 고운사> "소중한 가운루라던가 연수전 보물을 지키지 못한 죄스러운 마음밖에 없죠. 그나마 다행인 것은 대웅전이 살아남았다는 거에 그나마 희망을 조금은 가집니다."
이번 산불로 인해 국가유산 30여 건과 시설 9천여 곳이 피해를 입은 걸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산림청과 소방, 군부대까지 총력 대응에 나섰지만 불길을 잡는 데만 열흘이 넘게 걸린 영남권 산불.
한 달이 지난 지금 산자락은 여전히 회색빛으로 남아 있고 피해 복구는 이제야 첫발을 떼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전동흔입니다.
[영상편집기자 : 박창근]
[그래픽 : 차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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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흔(ea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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