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관악구의 한 아파트에서 사제 화염 방사기가 동원된 불이 났습니다. 불이 번지면서 1명이 숨지고 10명 넘게 다쳤는데 숨진 남성이 유력한 방화 용의자입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오늘(22일) 합동 감식에 나섭니다.
유한울 기자입니다.
[기자]
아파트 현관 2곳에서 시커먼 연기가 치솟습니다.
유독 가스와 연기는 순식간에 아파트 전체를 에워싸고, 위층 주민들은 복도로 나와 급히 대피합니다.
[아파트에 불났어요. 어떡해! 아오, 어떡해!]
어제 오전 8시 17분쯤 서울 관악구 21층 높이 아파트 4층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났습니다.
소방 당국이 오전 8시 20분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3분 동안 신고 17건이 쏟아질 정도로 현장 상황은 다급했습니다.
[아파트 주민 : '쾅' 소리가 나더라니까. 조금 있으니까 연기가 올라오고 나가라고 그러더라고.]
1시간 반 만에 잡힌 이번 불로 60대 남성 1명이 숨졌고, 대피 과정에서 전신 화상을 입고 추락한 주민 2명 등 모두 13명이 다쳤습니다.
숨진 60대 남성은 불을 지른 용의자로 드러났습니다.
남성 옆에서 농약 분사기로 만든 사제 화염 방사기가 발견된 것입니다.
아파트 인근 빌라에 살고 있던 이 남성은 불을 지르기 10여 분 전 빌라 주변 3곳에 방화를 저지르다가 제지당하기도 했습니다.
[빌라 주민 : 확 확 뻘건 불이 일어나더라고. 나는 소독하러 나온 사람인 줄 알았어. '그것 왜 그래요?' 그랬더니 '아줌마도 죽지 않으려면 빨리 가라'고…]
이후 오토바이에 휘발유통을 실은 채 1.4km 떨어진 아파트로 향하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은 지난해 말까지 이 아파트 3층에 살았는데, 당시 윗집 주민과 층간 소음으로 갈등을 빚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조사하는 한편 소방 당국 등과 함께 오늘 오전 합동 감식에 나섭니다.
[영상취재 김준택 박대권 / 영상편집 유형도]
유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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