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평평하다고 믿었을 때가 있었습니다. 실제로 둥근 지구의 모습을 본 건 1961년, 우주인 가가린이 최초였습니다.
인간이 지구의 모양새를 목도했지만, 아직도 평평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난 이걸 믿고 싶어. 이건 현실하고 안 맞아.' 그럼 내 시각을 바꾸는 게 아니라, 현실을 바꾸자."
눈으로 본 걸 믿는 게 정상이지만, 놀랍게도 많은 사람은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봅니다.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입니다.
오늘날엔 유튜브가 그런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첫 동영상을 공개한 지 20년이 된 유튜브는 100여 국, 25억여 명이 하루 10억 시간 이상 볼 정도로, 일상 깊숙이 자리 잡았습니다.
문제는, 가짜 뉴스와 유해 정보가 넘쳐나고, 시청자가 그걸 맹신한다는 점입니다.
가짜 뉴스만 160여 개 이어지는 황당한 채널도 있습니다. 그런데, 구독자가 5만을 넘고, 몇몇 영상은 조회 수가 100만 뷰에 달합니다.
믿고 싶은 것만 보고 싶어 하는 인간의 심리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채널도 많습니다.
"김앤장 변호사 30명가량이 있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 자리에, 청담동 바에 합류했습니다."
"오늘 스카이데일리가 선거연수원에서 중국인 99명을 체포했고…이렇게 보도했습니다. 중국 간첩들이 99명이 교육을 받고 있다, 이것만 보더라도 비상계엄을 선포할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을까"
가짜가 진실보다 더 진실 같은 이 시대를 '탈진실(post-truth) 시대' 라고 합니다.
유튜브 자체야 중립적이지만, 가짜를 팔아 돈과 권력을 얻으려는 사람들의 수단으로 변질된 부분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합니다.
가장 큰 희생자는 '진실'이고, 그 진실을 전하려는 '언론'입니다.
"거짓이 판치는 시대에는 진실을 말하는 것이 곧 혁명"입니다.
4월 23일 윤정호의 앵커칼럼, '더 진짜 같은 가짜' 였습니다.
윤정호 기자(jhyo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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