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세계 음악 중심에 선 K팝.
그런데 정작 K팝 스타들은 해외 공연에 주력하고 해외 유명 가수들의 월드투어 나라 중엔 한국만 빠지는 일이 많은데요.
임소정 기자가 그 이유를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8년 만에 한국에 다시 온 콜드플레이.
[크리스 마틴/콜드플레이 리더]
"오래 걸렸네요. 한국 아티스트들이 우리보다 잘해서 돌아가 연습해야 했거든요."
농담 뒤 진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2023년 아시아 5개국 투어 땐 한국을 건너뛰었습니다.
공연장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세계적인 팝스타들은 보통 5만 석 이상 대형 공연장에서 공연합니다.
그런데 유일하게 5만 명 이상 수용 가능한 잠실 주경기장이 2년 전 리모델링에 들어갔습니다.
4만 5천 석 규모의 상암월드컵경기장은 잔디 보호 문제로 대관이 까다롭고, 최근 공연 유치에 적극적인 고양 주 경기장은 교통과 배후 시설이 열악합니다.
다른 나라는 어떨까?
도쿄에만 3만 석 이상 공연장이 다섯 곳, 이 중 두 곳은 6만 명 이상 수용 가능합니다.
체육 경기와 나눠쓸 필요 없는 음악 전문 공연장도 네 곳이나 됩니다.
이렇게 공연장 확충에 공을 들이는 건 경제적 효과 때문입니다.
2년 간 전 세계에서 콘서트를 열어 3조 원 가까이 수익을 올린 테일러 스위프트.
공연이 열리는 도시마다 지역 경제가 부흥해 '테일러노믹스'라는 용어까지 생겼습니다.
도시 국가 싱가포르도 공연과 관광을 연계한 콘서트 투어리즘에 적극적입니다.
한 해 공연 관람객이 '인구의 두 배'일 정도입니다.
지금 제 뒤로 보이는 곳이 블랙핑크, 콜드플레이 콘서트가 열렸던 내셔널 스타디움인데요.
공연을 앞두고 싱가포르 숙박 시설을 검색하는 빈도가 평소의 8배 이상 늘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올해 이런 공연장에 오르는 상당 수가 블랙핑크, 트와이스 같은 케이팝 가수들입니다.
잘 키운 K팝의 수익을 해외 도시들이 받아먹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해마다 커지는 세계 공연 시장과, 그 중심에 우뚝 선 한국 음악.
그 위상을 뒷받침할 기반이 절실합니다.
MBC뉴스 임소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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