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우주 비행접시 같은 해파리 한 마리. 작은 보호탑해파리라는 종입니다.
이 해파리는 먹이가 부족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세포 단계로 돌아가는 '역노화' 과정이 가능한데, 말 그대로 늙지도, 죽지도 않을 수 있는 겁니다.
그럼 사람도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처럼 역노화가 가능할까? 과학자들은 현재 4가지 연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염색체 끝 부분인 텔로미어는 노화가 진행되면 점점 짧아집니다.
첫 번째 연구는 이 텔로미어를 다시 길게 만들어 노화를 막는 방식입니다.
[이준호/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늙고 털도 빠지게 됩니다. 근데 그런 생쥐에게 텔로미어를 다시 길게 만들면 젊어질 뿐 아니라 수명도 늘어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젊은 피를 수혈하는 방식도 연구 중입니다.
실제 쥐를 통한 실험 결과, 젊은 피가 수혈된 쥐에서 신경세포가 재생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노화가 진행되면 늙은 세포 역시 많아지는데, 이를 제거함으로써 노화를 막는 방식도 연구되고 있습니다.
마지막 연구는 줄기세포의 유지와 생성에 중요한 단백질인 야마나카 인자를 넣는 방법입니다.
단백질을 주입해 세포를 젊게 만드는 겁니다.
[이준호/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최근의 연구에서는 야마나카 인자를 적당히 넣어주면, 손상된 간이 회복이 된다든지 시각 신경이 재생되는 것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역노화 기술의 선두 주자는 미국입니다.
미국의 국립노화연구소는 이미 설립 50주년을 넘겼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카이스트의 조광현 교수 연구팀이 지난 2020년에, 노화를 촉진하는 단백질인 PDK1을 찾아냈습니다.
[박원석/아모레퍼시픽 R&I 선행뷰티연구소장: 쉽게 설명드리면, 각 단백질을 스위치처럼 켜면서 확인한 건데요. PDK1 스위치를 껐을 때만 '역노화' 전구에 환한 불이 들어왔습니다.]
이 외에도 특정 항생제에서 역노화를 기대할 만한 효과를 찾기도 했습니다.
[이준호/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특정)항생제를 저희가 예쁜꼬마선충에 먹였더니 수명이 아주 길어졌습니다.]
하지만, 역노화 기술은 명확한 한계도 갖고 있습니다.
기존 연구에선 역노화 과정을 거치면 암을 유발하는 부작용이 있었고, 몸의 일부 세포만 다룰 수 있는 점도 아직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과학자들은 머지않은 미래엔 이런 한계를 넘어 노화를 막는 항노화, 그리고 젊음을 되찾는 '역노화'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취재: 서동균, 영상편집: 원형희, 제작: 디지털뉴스편집부)
서동균 기자 wind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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