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직 한덕수 권한대행 본인은 말을 아끼고 있지만, 정치권은 사실상 한 대행의 출마를 상수로 놓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출마를 하더라도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 등 현실적인 문제들이 적지 않습니다. '뉴스더' 코너에서 정치부 이태희 기자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 기자, 앞서 리포트에서 한 대행이 오는 30일쯤 출마 여부를 발표할 거라고 전해드리면서 국민의힘 경선 일정과도 무관치 않다고 말씀드렸는데, 어떤 점에서 그런 건가요?
[기자]
30일 하루 전이죠, 오는 29일엔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 2명이 발표됩니다. 그리고 30일 밤, 저희 TV조선에서 최종 후보 2명의 토론이 예정돼 있고요. 그리고 바로 다음날인 5월 1일과 2일 이틀 동안 후보 선출을 위한 당원 투표와 여론조사에 들어갑니다.
한 대행이 출마를 결심했다면 국민의힘 주자와의 단일화 여부가 최대 관건일 겁니다. 이 때문에 단일화를 바라는 지지층의 여론이 경선 주자 선택에 반영되려면 늦어도 30일까진 출마 여부를 공개해야 가능한 스케줄입니다.
[앵커]
어떤 식으로든 출마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는 거군요. 그런데, 만약 한 대행이 출마를 선언한다고 해도 일단은 무소속이잖아요? 무소속 후보로 선거를 뛰는 건가요?
[기자]
무소속 출마도 가능은 합니다만, 자금과 지원 등 현실적인 문제가 있어 결국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에 나설 거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문제는 단일화 논의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 선관위의 대선 후보등록 마감일인 5월 11일이 사실상 단일화 '데드라인'이란 얘기가 나옵니다.
[앵커]
그 이후에 단일화를 하면 왜 안 되는 건가요?
[기자]
공직선거법상 후보등록 마감일인 11일 이후엔 정당은 후보를 바꿀 수가 없습니다. 그 전까진 후보를 결정하고 등록까지 마쳐야 200억원 안팎의 선거보조금은 물론, 추후 선거 비용 보전도 가능합니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쓴 선거 비용이 408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금액이죠.
또 11일이 넘게 되면 무소속 출마한 한 대행이 국민의힘 후보와 추후 단일화를 하게 되더라도 국민의힘이 받은 보조금을 ‘무소속 한덕수’를 위해 사용하는 것 역시 선거법상 불가능 합니다.
[앵커]
그런 현실적인 이유가 있었군요. 5월 3일에 국민의힘 주자가 선출되니까 단일화를 논의할 시간이 일주일 정도밖에 없는 거네요?
[기자]
맞습니다. 상당히 촉박한 거죠. 하지만 역대 사례를 보면 불가능한 건 아닙니다. 담판을 통해 한쪽 후보가 양보하는 게 아니라면, 일반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높은 지지율이 나온 후보가 출마하고, 다른 후보는 사퇴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결선을 통과한 국민의힘 후보와 한 대행이 하루 이틀 정도 단일화 룰 협상을 진행한다고 가정하면, 이후 서로를 검증하는 TV토론을 한 두차례 거친 뒤 이틀 정도의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등록 마감 직전 단일화 후보를 확정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됩니다. 성공적인 단일화로 평가받는 2002년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 당시에도 두 후보가 단일화 협상을 타결한 뒤 여론조사를 거쳐 닷새만에 단일 후보를 결정했습니다.
다만 국민여론조사로만 100%로 할 것이냐, 당심을 반영할 것이냐, 역선택 방지조항을 넣을 것이냐 등 룰 협상 과정에서 진통을 겪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물론, 한 대행이 아직 출마를 선언한 건 아닌데다, 국민의힘 최종 후보로 누가 선출될 것이냐도 변수로 남아있지만, 다음주가 대선 국면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높아보이네요. 이 기자, 수고했습니다.
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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