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런 증거와 진술을 확보하고도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김건희 여사를 무혐의 처리한 검찰이 왜 갑자기 재수사를 결정했는지, 이번엔 수사 의지가 있는 건지 여러 의문이 드는데요. 법조팀 연지환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연 기자, 앞서 리포트로 전해드린 것 외에도 검찰이 김 여사와 관련해 확보한 진술과 증거가 상당히 많지 않습니까?
[기자]
네, 그 내용이 상당히 많습니다.
2020년 9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가 본격화됐는데, 이 시점을 전후로 김건희 여사가 이종호 전 블랙펄 인베스트 대표와 40번이나 연락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김 여사와 주가조작 일당이 직접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난 겁니다.
특히 1차 주포 이모 씨는 2010년 1월 12일 김 여사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을 함께 만난 자리에서 권 전 회장이 "주식 수익의 30~40%를 주겠다"는 말을 했다고 검찰에 진술했습니다.
수익을 보장해주겠다는 말인데요.
이후 김 여사가 증권사에 전화해 10억원이 든 계좌를 이씨가 운용할 수 있게끔 말했다는, 즉 사실상 김 여사가 전주가 됐다는 게 이씨의 진술입니다.
이 외에도 이씨가 2010년 3월 김 여사에게 4700만원을 보냈는데, 이 액수가 김 여사의 당시 손실액과 정확히 일치해 손실 보전 약정도 했을 거란 의혹도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도 검찰은 더 수사하지 않고 김 여사를 무혐의 처리했죠. 최근 헌법재판소도 이 수사가 부실했다고 못 박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13일, 헌법재판소는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명에 대한 탄핵안을 기각하면서도 도이치 수사가 부실했다는 점을 적시했습니다.
헌재는 "김 여사의 문자나 메신저, PC 기록을 확보가 필요할 수 있었는데 필요한 수사를 했는지는 다소 의문이다"라고 적시했습니다.
탄핵의 요건엔 미치지 못하지만 수사가 적절했던 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겁니다.
[앵커]
그런데도 국회에서 특검법이 통과되면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속해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총 네 번입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세 번, 지난해 12월에는 최상목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이 한 차례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살펴보면요, 도이치 사건에 대한 인식을 엿볼 수 있는데요.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윤석열/전 대통령 (2024년 11월 7일) : 이것은 사법작용이 아니라 정치선동이다…과거에 이거 가지고 수백 명이 아마 밑도 끝도 없이 조사도 받고 그중에 일부는 기소도 되고 했는데 그러면 다시 수사를 하면 제 아내만 조사하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앵커]
그런데 무혐의 처분한 지 반 년이 넘었는데 왜 갑자기 재수사를 결정한 겁니까? 이번엔 수사 의지가 있는 건가요?
[기자]
검찰이 무혐의 결정을 내린 지난해 10월 그 시점을 전후해 JTBC는 미공개 재판·수사 기록을 연속 보도했습니다.
앞서 보신, 김 여사를 향하는 수많은 증거와 정황이 거기에 담겨 있었고요.
반드시 수사로 규명해야 할 부분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이를 무혐의로 덮었습니다.
그리고선 조기대선을 한 달여 앞둔 오늘(25일) 전격적으로 재수사를 발표했습니다.
검찰이 겉으로 밝힌 이유는 "공범들의 대법 판결이 확정돼 관계자들의 추가 조사 필요성이 커졌다"입니다.
하지만 대선 전이라는 시점, 그리고 부장검사 한 명에게 사건을 배당한 점 등 여전히 검찰의 수사 의지엔 의문부호가 달려 있습니다.
검찰이 도이치 수사를 위해 검사를 추가 파견하는 등 어떤 추후 대책을 내놓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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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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