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 : 윤솔 정치부 기자 · 정다예 정치부 기자>
[앵커]
연합뉴스TV 정치부 기자들이 전해드리는 생생한 대선 현장의 뒷이야기, 기자들의 수다 시간입니다.
먼저 기자들부터 소개합니다.
[윤솔]
네, 안녕하세요. 더불어민주당 출입하는 윤솔입니다.
[정다예]
국민의힘 출입하는 정다예입니다.
[앵커]
두 명의 기자와 함께 기자들의 수다 본격적으로 시작해보겠습니다.
대선까지 이제 39일 남았는데요, 민주당은 이번 일요일에 대선 후보를 선출하고, 국민의힘은 오는 29일에 3차 경선 진출자 2명을 발표합니다.
민주당은 주말마다 지역 순회경선을, 국민의힘은 치열한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먼저 민주당 경선 얘기부터 나눠보시죠.
윤솔 기자가 직접 지역 경선 현장 다니고 있는데, 실제 현장 가보면 분위기 어떤가요?
[윤솔]
네, 민주당 경선은 거의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확고한 1강 구도 속에서 원팀을 강조하는 분위깁니다.
경선에 치고 받는 공방이 덜하니 재미가 없다는 뜻의 조어인 '노잼' 경선이란 말도 나오는데요.
하지만 소소한 재미 요소들은 있습니다. 영상부터 함께 보시죠.
<김동연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19일)>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김동연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20일)> "(라젠카 세이브 어스. 라젠카 세이브 어스.)"
지금 보신 모습, 기호 3번 김동연 후보의 입장 모습입니다.
충청 순회 경선에서는 지역 연고팀인 한화의 '나는 행복합니다' 응원가를 틀고 점퍼를 입어서 다른 후보 지지자들도 함께 호응해주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요.
문제는 이어서 보신 다음날 영남 순회경선이었습니다.
부산을 연고지로 둔 롯데 자이언츠의 점퍼를 입고, 경남 창원의 NC 다이노스 배지를 가슴에 달았는데, 노래는 대구 삼성 소속 선수의 등장곡을 튼 거죠.
충성스러운 팬심이 야구팬들의 문화인데, 이른바 굿즈를 섞어 쓰고 옷을 갈아입으면서 이질적인 모습이 연출됐다는 겁니다.
야구 팬들 사이에선 심지어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다', '점퍼를 바꿔입는 건 종교를 바꾸는 거다', '피를 바꾸는 거다', 이런 강경한 반응이 나왔는데요.
그래서 자타 공인 야구팬인 현역 의원에게 어떻게 봤느냐 물어보니, "문학에선 문법에 꼭 맞지 않아도 시적 허용이라는 게 용인되는 것처럼, 우리 정치에서도 정치적인 허용으로 받아들여주는 아량이 있지 않겠냐"는 따뜻한 평가도 나왔습니다.
김 후보도 야구 팬으로 정평이 나있는데, 이런 엇갈린 반응 속에서 과연 호남과 수도권 경선에서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도 관심이 높습니다.
[앵커]
김경수 후보도 현장에서 재밌는 에피소드를 좀 찾아냈다고 들었습니다.
아들의 친구, 사위까지 등장했다고요?
[윤솔]
네, 사건은 충청에서 벌어졌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충청의 사위'를 내세우고, 김동연 후보는 고향이 충청이라 '충청의 아들'인 셈이었는데요.
정 기자께 물어볼게요. 사위 나오고 아들 나오면 이제 남은 게 뭘까요?
[정다예]
이제 남은 건 며느리, 손자 정도 아닐까요?
[윤솔]
그렇죠, 그런데 이제 결국엔 혈연 이런 것들을 내세워야 좀 자연스럽잖아요.
김경수 후보는 뭔가 지역 연고를 내세울 게 없어서 머쓱했던 모양입니다.
단상에 올라간 김 후보가 연설문에는 없던 '저는 충청의 친구다, 친구가 되겠다'는 말을 한 겁니다.
실제 충청 의원들 친구가 많다면서 지역 균형 발전 메시지를 자연스레 전했는데요.
캠프 관계자는 "후보가 앉아있으면서 고민을 하다가 그렇게 소개한 것 같다"면서 "친구인 충청 지역 의원과 눈이 마주친 게 아닐까"하는 추측도 내놨습니다.
이어지는 영남 경선에서도 연설문엔 없던 애드리브를 선보였는데요, 직접 확인하시겠습니다.
<김경수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그 대한민국을 만들 사람 누구입니까? (김경수! 이재명! 김동연!) 네, 이재명 후보도 만들 수 있고 김동연 후보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제 연설시간이니, 누구냐고 물어보면 누구라고 대답해야 됩니까! 고맙습니다."
마치 유치원 선생님처럼 정해진 답변을 유도하니까 앉아있던 이재명, 김동연 후보도 크게 웃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국민의힘은 아무래도 민주당에 비해 후보자가 많다보니 본 경선이 아니라 현재 2차 예비경선을 진행하고 있는데 지난 화요일이었죠, 8명에서 4명으로 후보자가 압축됐는데, 상당한 신경전이 있었다고요?
[정다예]
네, 어느 후보가 얼마나 득표했는지 공개가 되지 않다보니 여러 해프닝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4강 여론조사 합산 과정을 취재해보니, 여론조사 업체들이 밀봉된 결과지를 가져오면, 당 실무자 한명이 뜯고, 종이를 넘기면 또 다른 한 명이 합산하고, 또 한 명이 지켜보면서 최종 확인하는 구조더라구요.
선거관리하는 사무총장 등 극소수만 아는 구조였습니다.
그런데 결과 발표 전부터 소위 '찌라시'라고 하죠, 순위는 물론 구체적인 득표율까지 돌았는데 전부 틀린 거였습니다.
토론 순서나, 주자들 앉은 순서 등을 두고 순위별로 한 거 아니냐는 등 오해도 많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지난 대선 때는 순위 오보 기사도 나고 했는데, 이번엔 비교적 침묵이 잘 지켜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당팔'이라고 불리죠.
어리숙해 보이지만 당수가 8단이라고 하는 황우여 선거관리위원장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황우여 / 국민의힘 선관위원장> "저는 사실 어제 결과를 봤습니다. A4용지 반에다가 빽빽하게 써서 왔는데 제가 안경을 안 가져가는 바람에, 자세히 볼까 하다가 '저희가 보관하는 겁니다' 하고 가져가는 바람에…"
득표율에 민감하다보니, 각 캠프 신경전도 많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다들 자기가 1등이라고 주장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홍준표 캠프는 2차 경선 진출자 발표된 게 순위가 아니라 '가나다 순'이라는 거 기사 제목에 꼭 명시해달라 공지하기도 했고요.
한동훈 후보는 '더욱 압도적으로 선택해달라' 입장 밝혔는데, 이거 보고 한 후보가 1위한 걸로 오해한 사람도 많았다는 게 후문입니다.
[앵커]
국민의힘은 토론회에 비중을 많이 두고 있잖아요.
지난주 A조, B조 토론회가 있었고, 이번엔 또 1대1 주도권 토론에 4명 합동 토론회까지, 토론회를 많이 열고 있는데요.
정다예 기자도 토론회 현장에서 취재를 많이 할 것 같은데, 좀 재밌는 얘기 없나요?
[정다예]
국민의힘은 토론회, 그리고 토론회에 앞서서 토론 상대를 결정하는 '미디어데이' 행사 등을 열며 흥행전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데요.
현장서 보면 웃음 터질 때가 많은데, 대부분 홍준표 후보 발언들이 많았어요.
가장 관심 많이 받은 건 아무래도 '홍-한' 티키타카였는데요.
이 두 사람, 뒤에선 SNS 등 통해 서로 비판 주고 받으면서, 안 좋은 말도 많이 하잖아요.
그런데 최근 카메라 앞에선 가까운 모습 자주 연출하고 있습니다.
<홍준표 /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지금은 좋아한다 말씀하셨는데 한 후보님을) 뭐, 괜찮죠. (웃음) / 똑똑하죠, 그리고 잘생겼고."
<한동훈 /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매력있는 분이시고, 저 분이 저런 분이었나 할 정도로 좋은 말씀해주셔서, 그런데 누가 그러더라고요. 그럴 때 긴장해야 한다고."
[정다예]
윤 기자, 두 사람 관계 어때 보이나요.
좀 친한 거 같나요?
[윤솔]
날이 서 있는 것 같아 보이진 않는데, 또 눈을 자주 안 마주치는 거 보니까 엄청 친한 사이까지는 또 아닌 것 같습니다.
[앵커]
양쪽 캠프 얘기 들어보면 '서로 함께해야 화제 된다' 이런 인식이 깔려있더라고요.
흥행 저조에 대한 지적이 많은 가운데, 어떻게든 관심 끌어보려는 흥행 노림수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두 사람은 오늘 토론에서도 좀 세게 맞붙었죠.
다시 민주당 경선 얘기로 돌아와서, 윤솔 기자가 현장에서 핑크색을 발견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이건 무슨 얘기인가요? 민주당 상징색은 파란 색 아닌가요?
[윤솔]
그렇습니다. 민주당의 상징은 파란색이죠.
그런데 이재명 후보, 말씀하신 대로 쨍한 분홍색을 즐겨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후보의 '분홍 사랑'은 여기저기서 눈에 띄었는데요.
현장 포스터는 물론, 후보가 두르고 있는 띠, 공식 홍보물에서도 오른쪽 하단에 쨍한 분홍색 삼각형 표시가 있습니다.
일차적으로는 모두 민주당의 후보인 만큼 파란색을 즐겨 쓰니까, 차별화를 두기 위한 포인트로 볼 수가 있는데요.
이 분홍색상을 사용하는 이유, 정 기자께도 여쭤봅니다. 무슨 이유일 것 같으세요?
[정다예]
글쎄요, 흐린 눈으로 보자면 민주당보다는 국민의힘 색깔에 가까워 보이기는 하는데요.
[윤솔]
이차적으로는 '통합'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이 쨍한 분홍색이 과거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의 상징색을 연상하게 한다는 겁니다.
중도 보수까지 포섭하는 손짓이 아니냐는 해석이 당 내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 후보가 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이 되어도 이런 색상을 계속 사용할 수도 있음을, 나아가서 중도층에 손짓하는 공약에도 힘을 줄 거라 예측되는 한 단면으로 보입니다.
[앵커]
민주당도 토론회 진행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국민의힘하고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고 해요.
후보들간의 공방이 없어서 간담회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어요.
[윤솔]
그렇습니다.
민주당 경선 후보들은 지금까지 총 2번의 공개 토론회를 했습니다.
"품격이 있다", "안 싸우니 좋다" 이런 분들도 계시지만, 한편으로는 후보들 간에 차이점이 잘 드러나지 않아서 밋밋하다, 첨예한 공방이 없으니 재미가 없다, 이런 반응도 나옵니다.
방금 하신 "토론이 아니라 간담회 같다"는 말이 후보 입에서 나올 정도였습니다.
원인을 분석해보면요.
워낙 이재명 후보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경선이잖아요.
이 후보 측에서는 포용력을 보여주면서 경청하는 모습을 강조하는 게 중요해서, 공방을 벌이기보다 다른 후보들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고요.
'양김' 후보들은 날을 세우고 공격하는 모습으로 상대방을 깎아내리기보다, 합리적인 모습과 철학, 공약을 홍보하면서 차기까지 노릴 수 있다는 계산도 하는 거로 분석됩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에서도, 김동연 후보는 차별점을 부각하려 했는데요.
이 후보를 향해 개헌이나 친일파 과거사 문제를 집중적으로 물어봤습니다.
[앵커]
국민의힘은 상당히 분위기가 다르잖아요.
어제 1차 주도권 토론에서 김문수-한동훈 후보가 가장 먼저 맞붙었는데, 시작부터 굉장히 치열했습니다.
먼저 어제 토론회를 좀 평가 해본다면요?
[정다예]
두 후보가 어제 특히 계엄과 탄핵의 책임이 어디 있냐를 두고 거세게 붙었는데요.
김 후보 측, 한 후보가 김 후보 전과를 언급한 것 등을 두고 발끈한 분위기입니다.
"한 후보의 무책임한 민낯이 드러났다" "대통령은 화려한 언변이나 역질문으로 지탱되는 자리가 아니다" 비판하는 논평까지 내놨고요.
반면 한 후보는 워낙 전투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보니, 캠프 내부에서도 너무 셌던 거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더라구요.
다만 한 후보가 논리적이었다, 이제 누가 이재명을 이길 건가를 유권자들이 볼 텐데, 그런 측면에서 한 후보가 경쟁력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이런 평이 지배적입니다.
[앵커]
두 번째 주제로 넘어가보죠.
지난주 기수다에서도 잠시 다뤘지만 아무래도 조기대선으로 시간이 촉박하다보니까, 유권자들하고 접촉면을 늘리기 위해 숏츠 같은 아이디어를 굉장히 많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에서는 누가 가장 눈에 띄나요?
[정다예]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가장 젊은 한동훈 후보가 가장 잘 활용하는 듯 합니다.
일정 전후 이동할 때 라이브 방송 켜는 등 지지자들과 소통 대폭 늘린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먹방도 하고 고양이를 데리고 나오고, '무물'이라고 해서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컨셉으로 질의응답하는 영상도 많이 올리고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소탈하고 편한 모습이 보기 좋다 이런 말이 나오지만, 작위적인 것 아닌가 이런 식으로도 평이 갈리는 것 같습니다.
김문수 후보는 젊은 층들이 자주 찍는 '인생 네컷'이라는 스티커 사진을 찍는 영상을 올려서 관심을 끌었는데요.
<김문수 /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두 장 나왔네, 자 나왔수다, 폭삭 나왔수다."
홍준표는 '홍카콜라TV' 통해 과거 예능에 나왔던 영상 등을 편집해서, 쇼츠로 많이 올리고 있습니다.
[앵커]
민주당의 쇼츠 경쟁 분위기도 궁금한데요?
[윤솔]
민주당은 온라인 경쟁에서도 1강 구도가 공고한 모습입니다.
이재명 후보가 워낙 구독자 수도 압도적으로 많아서, 조회수 역시 압도적인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민주당 경선룰은 전화 여론조사가 50% 반영 되거든요.
전화를 받아달라고 호소하는 쇼츠를 각 캠프에서 만들었는데, 이 후보는 과거 블로그에 작성해 화제가 됐던 '사랑을 담아두지마' 문구를 활용해 홍보에 나섰고요.
김동연 후보는 젊은 층에 친숙한 노래, '괜찮아 딩딩딩딩딩'이라는 밈을 이용해서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김경수 후보는 얼굴을 많이 드러내는 대신 감각적 편집으로 승부수를 띄웠는데, 결과는 어땠을까요?
홍보 쇼츠만을 기준으로 했을 때 이 후보는 합산 약 7만 조회수인 반면 양김 후보들은 수천회에 머물렀습니다.
[앵커]
이렇게 후보들의 홍보전도 치열하고, 또 한편으로 경선이 진행될수록 현역의원들이 어디 캠프로 가느냐도 관심사인 것 같습니다.
[정다예]
국민의힘 후보가 4명으로 추려지며 각 캠프로 현역 의원들의 이합집산도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근데 급히 모인 터라 그런지 각종 해프닝도 많이 일어났는데요.
홍준표 캠프는 인선 발표로 논란이 있었습니다.
수요일 발표 이후 의원들의 전화가 기자들한테 쏟아졌는데요, 다들 자기는 캠프 들어간 거 아니라며 빼달라는 전화였습니다.
이미 기사 쓴 매체도 많았어서 기자들은 황당했는데, 결국 홍준표 캠프에서 뒤늦게 당직을 맡은 의원들이 많아가지고 이분들의 이름은 대거 빼기로 했다는 공지를 올리기도 했고요.
모 캠프에선 내부 현역 의원들끼리 기싸움이 이어지면서 '훈구파' vs '사림파', 이런 대결이 펼쳐지고 있다 이런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캠프에 현역의원들이 몰리는데 다른 이유도 있다고요?
[정다예]
국민의힘은 의원이나 당직자들 앞에선 승리를 외치고 있지만, 뒤에서 만나보면 대선이 쉽지 않을 거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어차피 이번 판은 이기기 힘든 구도니까, 내년 지방선거를 위한 당권 생각하고 캠프 모인 사람도 실질적으로 많은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기자들의 수다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주에도 더욱 생생한 취재 현장의 뒷 얘기로 찾아오겠습니다.
#기자들의수다 #대통령선거 #민주당 #국민의힘 #선거유세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윤솔(solemio@yna.co.kr)
정다예(yeye@yna.co.kr)
댓글 블라인드 기능으로 악성댓글을 가려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