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이 약 두 시간 전에 바티칸에서 시작됐습니다. '낮은 곳에 임하겠다'는 교황의 바람대로 친구들과 시민의 품속에서 마지막 길을 떠납니다.
백민경 기자입니다.
[기자]
바닥과 가깝게, 단출한 나무관에 잠든 교황 프란치스코.
배낭을 멘 한 수녀가 눈물을 훔치며 마지막 기도를 올립니다.
교황이 '말썽꾸러기'라고 부르며 격의 없이 지낸 수녀 중 한 명입니다.
원래는 추기경, 주교, 사제에게만 허락된 제한 구역이지만 몸소 권위를 내려놓았던 교황의 뜻을 기리듯 마지막 인사를 가로막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지난 3일간 25만명의 작별 인사를 끝으로 목관은 닫혔습니다.
한국 시간 오늘 오후 5시부터 90분간 장례 미사가 치러지고, 교황의 목관은 로마 산타 마조레 대성전으로 옮겨집니다.
성 베드로 대성당에 잠든 전임 교황들과 달리,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고른 안식처입니다.
[롤란다스 마크리카스/추기경 : 교황님이 전화해 '마리아께서 네 무덤을 만들라'고 했다, 하셨습니다. (다만 예배당엔) 사람들이 성모께 기도하러 와야지, 교황의 무덤을 보러 와선 안 된다고…]
무덤 자리로는 촛대 보관소로 쓰이던 좁은 공간을 골랐습니다.
비문도 간단하게 '프란치스쿠스'라는 라틴어 이름만 적힙니다.
대성당부터 6km 남짓한 운구 행렬은 사람 걸음걸이에 맞춰 천천히 진행됩니다.
미사에 참석하지 못한 이들을 위한 마지막 배려입니다.
[영상편집 류효정]
백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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