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뮤지컬 배우의 연주를 바로 옆에서 지켜보고 공연 도중에 사진을 찍거나 음식을 먹기도 합니다. '정숙'이 기본인 공연장에 부는 새로운 바람인데요.
강나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 뮤지컬 '원스' (서울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 >
공연장에 들어선 사람들이 예매해 둔 자리 대신 무대로 올라갑니다.
사진 찍고 음료도 마시는 사이, 포스터에서 본 배우들이 악기를 들고 쓱 나타나더니, 곧바로 신나는 연주를 시작하고 관객도 점점 흥이 오릅니다.
본 공연 전 30분 동안 열리는 이 '프리쇼' 는 10년 전에도 시도한 적이 있는데, 그 사이 관객 참여는 훨씬 적극적으로 바뀌었습니다.
[반재용/경기 포천시 : 마치 (극 중 장소인) 그 바에 내가 직접 손님으로 가 있고 그 안에 있는 것 같은 상상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김소휘/경기 남양주시 : 배우들이랑 혼자만의 내적 친밀감이 생겨서 (본 공연을) 더 집중해서 볼 수 있었고.]
< 뮤지컬 '런던 레코드' (서울 엠스테이지) >
공연이 한창인데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고 자리로 배달된 음식도 먹습니다.
기존에는 방해로 여겼던 행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겁니다.
[강윤경 /서울 강남구 신사동 : 조금 더 내 공간에 있는 것처럼 편하게 즐길 수 있어서 좋았고 오히려 더 집중을 잘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서울시발레단 '데카당스' (지난 3월) >
관객이 아예 극에 참여하는 방식도 인기입니다.
무용수가 앉아 있던 관객을 무대로 이끌어 함께 춤추며 각자의 몸짓을 만들어내고,
< 연극 '쉬어 매드니스' (대학로 콘텐츠박스) >
관객 추리로 살인범을 밝히며 그날 그날 다른 결말을 만들기도 하는데,
< 연극 '슬립 노 모어 (Sleep No More)' >
2000년대 초반부터 영국에서 이런 흐름을 이끈 대표작도 올해 8월 한국에서 공개됩니다.
가면을 쓴 관객이 호텔 객실로 꾸며진 무대 곳곳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다른 줄거리를 경험하는 방식입니다.
획일적 감상 대신 나만의 경험을 채우는 일에 매력을 느끼는 관객이 늘어나는 가운데, 무대와의 경계를 허무는 공연계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반일훈 정철원 / 영상편집 임인수 / 영상자막 장재영]
강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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