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신 것처럼 이준석 후보가 거듭 해명에 나섰지만, 파장은 가라앉지를 않고 있습니다. 누구나 볼 수 있는 TV 생방송 토론에서 폭력적인 표현을 쓴 자체가 문제고, 또 아무리 다른 사람의 말이라고 해도 그걸 인용해서 재확산시키는 것 역시 또 하나의 폭력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이어서 조윤하 기자입니다.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오늘(29일)도 그제 자신의 TV 토론 발언에 대해 순화한 거라는 주장을 이어갔습니다.
[이준석/개혁신당 후보 : 제가 그런 표현을 할 때 비속어를 사용한 것도 아니고, 굉장히 가치중립적인 단어입니다. 그것을 무엇으로 순화할 수 있을지는 약간 의문입니다.]
원 글의 수위가 높아서 가치 중립적인 단어로 바꿔 인용했다는 건데, 여성계와 학계의 시선은 싸늘합니다.
여성 신체에 대한 가학적 표현 같은 '언어 성폭력'은 타인의 말이나 글을 인용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그렇게 재확산시키는 행위만으로도 가해에 해당한다는 비판인 겁니다.
실제로 이준석 후보 본인도 발언하면서 인상을 찌푸리는 등 과한 표현이라는 점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신경아/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 너무 심각하게 인상을 쓰더라고요. 그건 뭡니까? 그건 객관적인 표현이 아니었다는 거죠. 이미 그것이 갖고 있는 폭력성을 본인도 느끼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이 충분히 느끼게끔 했다는 거예요.]
심지어 이 후보는 어제 기자들에게 불편한 국민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 후보가 발언한 공간도 문제입니다.
모든 발언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생중계되는 TV 토론회장이었습니다.
문제의 발언에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무방비로 노출됐습니다.
[홍성수/숙명여대 법학부 교수 : 논문이나 책 같은 거는 원하는 사람만 읽는 거지만, 이거는 그냥 지나가다가 불특정 다수가 얼마든지 볼 수 있는 그런 환경에서 듣는 사람들은 아무런 뭔가 준비 없이 그 말을 그냥 들어야만 하는 그런 상황에 내몰리게 되잖아요.]
민주당과 일부 시민단체 등은 이준석 후보를 고발했지만, 이 후보는 타인의 글을 인용한 거라고 반박하는 상황.
법조계에서는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처벌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하지만 이 후보 발언에 대한 비판이 커지는 건, 다른 후보 비판의 방법을 택하는 과정에서 유권자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조차 부족했던 이 후보가 자초한 일이라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전경배, 영상편집 : 유미라)
조윤하 기자 hah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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