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 문승욱 정치부 기자·정다예 정치부 기자>
[앵커]
연합뉴스TV 정치부 기자들이 전해드리는 생생한 대선 현장의 뒷이야기, 기자들의 수다 시간입니다.
먼저 기자들부터 소개합니다.
[문승욱]
더불어민주당을 출입하고 있는 문승욱입니다.
[정다예]
국민의힘을 출입하고 있는 정다예입니다.
[앵커]
두 명의 기자와 함께 기자들의 수다 본격적으로 시작해보겠습니다.
조금 전 이틀 간의 사전투표가 모두 끝났습니다.
본 투표일까지는 이제 불과 나흘 남았는데요, 대선 후보들은 그야말로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면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죠.
문승욱 정다예 기자도, 후보들을 따라서 유세 현장 곳곳을 누비고 있는데, 먼저 어제 진행된 사전투표 얘기부터 해볼까요.
문승욱 기자,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서울 신촌에서 사전 투표를 했는데, 보통 후보들 투표를 할 때면 배우자랑 같이 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데 보니까 옆에 젊은 청년들과 함께 있더라고요?
[문승욱]
네, 이재명 후보가 청년들과 함께 사전투표장을 찾은 건, '청년 세대'의 역할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였습니다.
이 후보 본인도 "청년 세대가 빛의 혁명을 이끈 주인공이자 대한민국의 내일을 이끌어갈 든든한 주역"이라고 설명했고요.
또 대표적인 젊음의 거리인 신촌 지역 투표소를 택한 것도 젊은 세대들에게 투표 참여를 호소하는 메시지를 보내는 차원이었다고 합니다.
보통은 배우자랑 투표를 같이 하는 모습을 많이 보셨을텐데요.
이번에 캠프 내부에서 배우자의 행보가 너무 눈에 띄면 안 된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합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였던 김건희 여사가 많은 논란에 휩싸이면서, 배우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생겼다고 본 겁니다.
[앵커]
그런데 이재명 후보가 투표는 신촌에 있는 한 주민센터에서 했는데, 기자들에게 소감을 밝힌 장소는 100m 넘게 떨어진 신촌역 광장이었어요.
굳이 이렇게 멀리까지 이동해서 브리핑을 한 이유가 있나요?
[문승욱]
공직선거법 때문입니다.
공직선거법상 투표소 100m 이내에서는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활동을 할 수가 없거든요.
또 투표를 독려하는 행위도 모두 단속 대상입니다.
한 마디로 이 후보, 책 잡힐 일 절대 만들지 않겠다는 겁니다.
이번 대선 레이스에서 가장 큰 고비는 바로 자신의 공직선거법 사건 재판이었거든요.
지난달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까지 됐었죠.
선거법에 예민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앵커]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에서 투표를 했잖아요.
인천에서 유세를 하다보니까 지나는 길에 들렀다고 김 후보는 이야기를 하던데.
실제 계양을 사전투표 장소로 정한 이유, 뭐라고 하던가요
[정다예]
김문수 후보, 지나는 길이라고 하면서도 "이재명 후보가 있다는 것도 하나의 요인"이라고 했거든요.
국민의힘에 물어보니 이재명 후보 지역구에서부터 판세를 뒤집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거라고 설명을 했습니다.
연일 이 후보 견제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상징적인 장소를 선택한 겁니다.
[앵커]
이번 선거운동 기간에 보면 김문수 후보가 배우자인 설난영 여사에 대해서 상당히 '사랑꾼'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는데, 사전투표 때는 배우자가 아닌 딸이랑 함께 했어요.
[정다예]
외동딸 동주씨와 같이 투표했는데요.
"딸과 같이 투표하니까 행복하다"며 가정적인 모습을 부각했습니다.
역시 이재명 후보 견제로 해석됩니다.
사회복지사인 딸과 함께 다니며 이재명 후보 아들 논란을 간접 부각하겠다는 의도라는 거죠.
김 후보는 투표 전날 '사랑꾼 아빠에게'라는 제목의, 딸이 쓴 편지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김문수 후보 딸 동주 씨> "사랑꾼 아빠, 딸을 사랑하고 아내를 사랑하고 가족을 사랑하는 사랑꾼,자유를 사랑하고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사랑꾼…"
배우자 설난영 여사 이야기도 여전히 곳곳에서 꺼내고 있습니다.
구치소에서 여사에게 썼던 옥중편지를 공개하기도 했고요.
설난영 여사가 유세 영상을 보고 있는 사진과 함께, '역시 내 여친'이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정다예]
문 기자, 배우자에게 '여자친구'라고 하는 70대, 어떤가요.
[문승욱]
아직도 많이 사랑하시나봐요
[정다예]
네, 딸, 배우자와 함께 있는 장면의 노출을 늘리면서 가정적인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모습입니다.
[앵커]
이재명 후보도 애처가의 모습을 자주 내세워왔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혜경 여사가 아니라 청년들과 함께 투표를 한 이유가 있을거 같아요.
이 후보가 젊은층 공략에 상당히 힘을 쏟고 있다면서요?
[문승욱]
네, 이재명 후보, 젊은층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현재 신변 위협 문제로 이 후보의 경호는 더 강화된 상태입니다.
스킨십도 일체 금지고요. 그런데 또 악수를 하는 모습이 포착이 됐어요. 바로 대학생들이었습니다.
지난 27일에 아주대학교에서 대학생들과 간담회가 있었거든요.
저는 백브리핑 장소에서 대기를 하고 있었는데, 엄청 많은 학생들이 간담회 장소 인근에서 이 후보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 후보가 그 장면을 보고 기분이 좋았는지 학생들과 스킨십하며 사진을 찍은 건데요.
캠프의 한 관계자는 "현장에서 에너지 넘치는 젊은 사람들이 먼저 다가오는데 당연히 기분이 업될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10대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춤 실력도 공개했어요?
[문승욱]
네, 이 후보 이번에 선거 운동 기간 중 처음으로 춤을 선보였습니다.
[문승욱]
정 기자, 혹시 '괜찮아 챌린지'라고 들어보셨나요?
[정다예]
저는 잘 모르겠는데 좀 보여주시죠
[문승욱]
네, 10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춤 챌린지인데요.
이재명 후보가 직접 이 춤을 고3 학생들에게 배웠다고 합니다.
이 장면은 화면으로 보고 오시겠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괜찮아~ 앗 허리야! (다리를 뒤로 하셔야 돼요) 발 대라고요? 괜찮아~ 오 이거 맞아요."
<현장음> "친구야~ 투표해~ 친구야~ 투표해~"
흔히 '젠지력'이라고 하죠.
얼마나 Z세대스럽냐, 이런 뜻입니다.
이재명 후보 지난 20대 대선 때는 유명 댄서 리아킴 씨에게 춤을 배우러 가거나,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김혜경 여사와 함께 춤추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이번 대선 때는 좀 자제하는 분위기이긴 합니다.
탄핵 국면으로 시작된 조기대선인 만큼 국민들에게 더 무게감 있게 다가가려고 하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앵커]
김문수 후보도 아무래도 70대의 나이가 계속 언급되다보니까 유세 현장에서 체력을 과시하는 모습을 많이 보인다고요?
[정다예]
네 김 후보 유세장에 꼭 등장하는 게 바로 화동인데요.
항상 시작을 꽃을 든 귀여운 아이와 함께 해요.
김 후보가 아이를 번쩍 들어올리고 연단을 돌아다니는 식입니다.
캠프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후보의 의지가 담긴 거라고 합니다.
다른 후보들에 비해 나이가 있다보니, 아직 체력이 건재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한다고 하더라고요.
또 최근엔 유세장에서 유세복 단추를 뜯고 풀어헤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는데요.
옷을 열면 안에 티셔츠에 글씨가 새겨져 있어요.
'역전의 명수 김문수', '방탄NO' 이런 글입니다.
이재명 후보는 방탄조끼 입는데 나는 필요없다, 이런 저격성이라고 합니다.
박력있게 매번 풀어헤치는데, '이번엔 또 무슨 글이 써져있을까' 보는 재미도 있는 거 같습니다.
또 김 후보의 '트레이드마크'죠, 턱걸이도 곳곳에서 선보이고 있는데요.
대구 영남대에서도 턱걸이를 했는데, 그날 일정이 너무 많아서 살짝 지쳤나 봅니다.
3개를 하고 힘에 부치는 듯하자 옆에 있던 의원이 말리는 일도 있었습니다.
[앵커]
이재명 후보 춤 얘기도 잠시했지만 이 후보도 상당히 다양한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고요?
[문승욱]
이재명 후보, 유세 현장에서 퍼포먼스 아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어제(29일) 이 후보는 잠실 야구장에서 유세를 했는데, 야구장 앞이다보니 '글러브'를 이용한 퍼포먼스를 진행했습니다.
이 후보, 공까지 던졌는데요.
이건 화면으로 직접 보고 오시죠.
<현장음> "네, 기호 1번 사인을 보냈습니다. 피처. 와인드업. 네! 던졌습니다! 여러분, 스트라이크 아웃!"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9회말 우리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댁으로 가셔도 됩니다. 근데 폼이 영 아니죠?"
[문승욱]
정 기자, 이재명 후보의 공 던지는 폼 10점 만점에 몇 점 주실 건가요?
지난 25일 충남 당진시 전통시장에서는 '줄다리기' 퍼포먼스도 진행했어요.
기득권과 국민과의 줄다리기 대결이 컨셉이었는데, 이 후보가 국민 편에서 승리하는 걸로 끝납니다.
근데 왜 줄다리기냐고 캠프 측에 물어봤더니, 당진이 기지시줄다리기의 500년 전통을 이어온 곳이라고 하더라고요.
재앙을 막고 풍년을 기원하는 농경의식 중 하나라고 합니다.
이번 계엄 사태를 재앙으로, 이재명의 대통령 당선을 풍년에 비유한 걸로 보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자 다시 김문수 후보 얘기로 가봅니다.
이렇게 체력을 과시하는 김 후보인데, 그런데 또 눈물을 보일 때도 많이 있다던데, 유세 현장에서 눈물을 보이는건 언제였죠?
[정다예]
네 이틀 전 영남권을 찾았을 때였는데요.
아침에 창원 3.15 민주묘역에서 김주열 열사 묘를 참배하면서, 묘비를 어루만지다가 눈물을 훔쳤고요.
화면으로는 티가 잘 안 나는데, 현장에서 보면 유세를 할 때도 '이재명 방탄독재'를 막아야 한다,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면서 울컥하는 듯한 모습이 더러 있었습니다.
고향인 영천을 찾았을 땐 돌아가신 어머니 이야기를 꺼내며 자신은 불효자식이라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김문수/국민의힘 대선 후보> "저는… 너무 이제 불효 많이 하고 이래서 제가 효도 이런 거 얘기할 자격 없지만 그러나 아무리 불효자식도 마음에 어머니 생각하는 마음은…(김문수! 대통령!) / 제가 올 때마다 보면은 너무 계속 집이 자꾸 허물어가지고 다 헐고…"
[앵커]
후보들 외에도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유세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데, 그런데 김문수 후보 유세 현장에서 큰 관심을 받았던 사람이 있죠?
[정다예]
네, 바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입니다.
한 전 대표가 등장하면, 열성 지지자들이 '김문수' 대신 '한동훈'을 외칩니다.
김 후보와 별개로 움직이면서 '따로 유세'를 하더니, 최근 서울 도봉구에서 진행된 김 후보 유세현장에 '깜짝' 등장하기도 했는데요.
그런데 김 후보를 옆에 두고도 '친윤 청산'이 필요하다는 작심발언을 이어갔습니다.
그러자 일부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현장에서 욕설을 하며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한 전 대표 측은 '이게 다 후보를 돕는 거다', '중도층 마음을 돌리는 게 한동훈의 역할이다' 이렇게 주장하고요.
반면 김문수 후보 측은 한동훈 전 대표의 '자기장사'가 시작됐다, '도우러 온 게 아니라 싸우러 왔다'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경선 경쟁자였던 안철수 의원도 도우러 온 게 맞나, 싶은 모습을 연출했는데요.
이건 직접 보시죠.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제 지역구가 대장동이고요. 매일 같이 주민들로부터 구박받고 있습니다. 제 구박받는 걸 멈춰주기 위해서라도 제발 2번 이재명 후보 찍어주셔야 합니다. (김문수 후보입니다. 김문수 후보) 아, 예. 죄송합니다. 2번 김문수 후보 찍어주셔야 합니다."
[앵커]
민주당에서는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입당한 김상욱 의원이 관심을 받고 있다면서요?
[문승욱]
네, 김상욱 의원, 민주당에 입당하고 벌써부터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이재명 후보의 유세 현장에서 열심히 도와주고 있는데, 김상욱 의원 사인 받으려는 분들이 엄청 많더라고요.
저도 인터뷰 한 번 하려고 25분을 기다린 적 있거든요.
또 흔히 '티키타카'라고 하죠,
민주당 의원들과의 케미도 잘 맞는다고 합니다.
지난 25일 김상욱 의원과 이재정 의원이 같은 차를 타고 유세 현장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공개됐는데, 두 사람의 대화 직접 듣고 오시죠.
<이재정·김상욱/더불어민주당 의원> "제 동생이에요 (저 초등학교 선배예요. 그렇게 안 보이지만, 많이 선배예요.) 차렷! 편하게 있진 말자. 많이 선배다."
두 사람의 의원실은 바로 옆이어서 더 빨리 친해졌다고 하는데요.
김 의원이 이재명 후보 지지 선언하고 처음 유세 도우러 간다는 기사가 나왔을 때 이재정 의원이 의원실에 찾아 가서 "익산 가요~?"하고 먼저 물어봤다고 합니다.
또 김상욱 의원과 박주민 의원이 붙어다니는 모습도 여러 번 포착됐는데, 벌써부터 '형님, 형님' 하는 사이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앵커]
개혁신당 얘기도 빼놓을 수 없죠.
민주당과 국민의힘에 비해서 당력은 약하지만 이준석 후보 개인기로 돌파하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고요?
[정다예]
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유세현장에 율동팀을 배치하고, 각 지역구 의원들을 통해 지지자들을 동원하면서 분위기를 띄우는데요.
소수당인 개혁신당은 여력이 상대적으로 안 돼서 인적, 물적 동원이 부족한 편입니다.
이준석 후보가 대학생들과 만나는 '학식 먹자' 행사 등 신선한 아이디어로 승부를 보고 있는데요.
그런데 최근 이 후보 유세장에도 율동팀이 등장했습니다.
[정다예]
근데 좀 특이하죠.
문 기자, 어떤 춤으로 보이나요.
[정다예]
네, 나이대가 어느 정도 있으면 알 텐데요, 개그맨 김정렬 씨의 '숭구리당당' 춤입니다.
'압도적 새로움'을 내세우는 개혁신당, 유세 모습도 새로웠다는 평가입니다.
[앵커]
네, 오늘 기자들의 수다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주에도 더욱 생생한 취재 현장의 뒷 얘기로 찾아오겠습니다.
두 분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문승욱(winnerwook@yna.co.kr)
정다예(ye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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