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대통령이 선출됐습니다. 12·3 비상계엄 이후 거친 가시밭길 위에서 우왕좌왕하던 대한민국을 이재명 대통령이 맡게 됐습니다.
둘로 쪼개진 나라, 트럼프발 통상·안보 위기, 경기 침체 같은 복합위기를 헤쳐 나갈 선장의 어깨가 무겁습니다.
“여러분들이 제게 기대하시고 맡긴 그 사명을 한순간도 잊지 않고 확실히 이행하겠습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도 결과를 깨끗이 수용했습니다.
"국민의 선택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습니다."
정정당당한 승복이야말로 한국 민주주의를 지켜온 위대한 전통입니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은 엄중합니다.
한국 경제는 저성장을 넘어 제로 성장, 역성장의 위기에 빠졌습니다. 누구나 열심히 일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코리안 드림'도 옛말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북한 핵과 무력도발을 억제해 온 주한 미군의 주둔과 역할도 불확실해지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절박한 국정 현안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지만, 사법부 관련 입법 움직임이 심상치는 않습니다.
거대한 국회 의석에 행정 권력까지 차지하면서 이재명 정부는 막강한 힘을 갖게 됐습니다. 여기에 사법권까지 좌지우지한다면, 말 그대로 대한민국을 '뜻대로' 할 수 있습니다. 그 힘을 어려움 극복에 쏟았으면 합니다. 정치적 혼선도 줄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보복으로 비치는 일은 또 다른 반목만 가져올 뿐입니다.
역대 정권 모두 보복이 아니라 정의를 세우는 거라 했지만, 포장만 바꿨을 뿐입니다. '정치 보복 걱정 말라고 꼭 전해 달라'는 말이 실현될 거로 기대합니다. 덧붙여 정치 양극화에 대해 처방전도 내놓았으면 합니다. 편 갈라 증오하고, 혐오하고 대결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이뤄지길 바랍니다.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의 취임 연설 한 번 들어보시죠.
"우리들은 국가적 단결이라는 따뜻한 용기를 가지고, 우리 앞에 가로놓인 고난의 시기에 맞설 것입니다. 미국 국민은 실패하지 않았습니다."
대공황을 극복하고 2차 대전을 승리로 이끈 루스벨트 대통령은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국민에게 용기를 불어넣고, 위대한 역사를 만들어 갔습니다. 대한민국도 그러리라 믿습니다.
6월 4일 윤정호의 앵커칼럼, '늘 취임 때처럼' 이었습니다.
윤정호 기자(jhyo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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