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하루 만에 국무회의를 소집했습니다. 그런데 참석한 국무위원들이 모두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장관들이었습니다. 상당수가 12월 3일 '계엄 국무회의'에 참석했던 이들이고 이진숙 방통위원장처럼 민주당과 강하게 충돌해온 참석자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이들을 모은 건 업무에 속도를 내겠단 신호로 보입니다. 이 대통령은 "웃으며 하자", "어색해도 최선을 다해달라"면서 회의를 주재했습니다.
첫 소식 이승환 기자입니다.
[기자]
새 정부 출범 이틀차에 열린 첫 국무회의.
이재명 정부 장관 인선이 하나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주호 교육부 장관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 등 윤석열 정부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과 이완규 법제처장도 배석했습니다.
역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꾸릴 수 없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취임 49일 만에 첫 국무회의를 주재한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으로 빠르다는 평가입니다.
어색한 분위기를 의식한 듯 이 대통령은 회의 시작에 앞서 참석자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좀 어색하죠? 우리 좀 웃으면서 합시다.]
이 대통령은 인수위 없이 출범한 정부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 업무 공백을 최소화해달라는 취지로 당부했습니다.
[이 체제 정비가 명확하게 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데, 그 시간 동안도 우리 국민들은 어쨌든 어려운 상황에서 고생을 하십니다. 최대한 저는 그 시간을 좀 줄이고 싶고…]
이 대통령은 국가 AI 컴퓨팅센터와 R&D 현안에 대해선 행정편의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과기부에 요구했습니다.
해양수산부를 빠르게 부산으로 이전하라고 지시했고, 대형 산불 대책 관련해선 산불 진화 헬기 추가 도입 필요성도 언급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전날 부처별로 5분 안팎의 업무보고를 준비하라는 지시를 내린 걸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질문과 장관들의 토론이 계속되면서 기획재정부부터 시작한 경제분야 업무보고에만 네 시간이 걸렸고, 김밥으로 점심을 때우며 계속된 업무보고는 결국 사회, 외교안보 분야는 다루지도 못했습니다.
[강유정/대통령실 대변인 : 오늘 오전 10시에 열린 국무회의는 도시락 회의를 거쳐 오후 1시 40분에 종료되었습니다. 업무 보고를 한 해당 장관들과 국정 현안에 대해 격의 없는 대화가 이어졌고 장관들도 의견을 개진했습니다.]
[영상취재 주수영 구본준 김미란 / 영상편집 최다희]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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