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7년 동안 제주 바다를 헤엄치며 살아온 남방큰돌고래 ‘턱이’가 끝내 죽은 채 발견됐습니다.
기형 주둥이와 구강암이 의심되는 증상에도 불구하고 생존을 이어왔던 개체인데요.
마지막까지 생존을 이어간 그 기록은, 우리가 만든 해양 환경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김나영 기자입니다.
[기자]
서귀포시 중문 앞바다에서 주둥이를 다물지 못한 채 좌초된 ‘턱이’.
<해경> “이렇게 살아왔다고요?”
<오승목 다큐제주 감독> “예 7년을…. 2019년부터 발견 시점부터 지금까지.”
<해경> “얘가 어떤 앤지 알고 계십니까?”
<오승목 다큐제주 감독> “예 알고 있어요. 어제 아침에도 확인을 했고.”
7년 전 처음 제주 바다에서 모습을 드러낸 뒤 기형과 구강암 의심 증상을 안고 생존해온 존재였습니다.
사망 하루 전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 앞바다에서, 푸른 물살을 가르며 힘차게 유영하던 모습이 ‘턱이’의 마지막 유영이었습니다.
턱이의 주둥이는 기형적으로 틀어져 있었고, 입을 다물지 못해 큰 먹이를 제대로 사냥할 수 없었습니다.
연구진은 턱이가 주로 양식장 인근에서 크기가 작은 넙치를 섭취하며 생존을 이어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불리한 조건 속에서도 유영하고, 사냥하고, 짝짓기를 시도하며 7년을 살아낸 ‘턱이’.
기형을 지닌 돌고래 한 마리가 남긴 흔적은 단순한 생물 기록을 넘어 인간이 만들어 놓은 해양 환경의 단면이기도 합니다.
<오승목 다큐제주 감독> “우리가 특정한 이름을 부여 시키는 돌고래가 나타난다는 건 좋은 게 아니에요. 이 친구의 죽음이 시사하는 바는 결국은 인간이 어떤 식으로든 만들어놓은 환경에 장기적으로 생존했지만 희생된 사례다.”
연구진은 향후 부검을 통해 사인을 밝히고 구강암 여부를 확인할 예정입니다.
제주에 현재 남아있는 남방큰돌고래 개체수는 120마리 미만.
해양의 경고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죽은 새끼를 업고 다니는 남방큰돌고래가 잇따라 발견되는 가 하면, 지난해 서귀포시와 제주시 행원리에서 각각 폐어구에 감긴 남방큰돌고래가 잇따라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연합뉴스TV 김나영입니다.
[영상취재 서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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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na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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