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브라질에는 과거 산업의 흔적을 파괴하지 않고 문화 자산으로 되살린 곳이 있습니다.
버려진 사탕수수 공장을 지역사회의 문화예술 중심지로 변신시켜 주목받고 있는데요.
상파울루에서 김수한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브라질 상파울루주 북부 도시 피라시카바시.
올해도 어김없이 한국과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열여섯 개 나라의 문화가 어우러지는 '다문화 축제'가 열렸습니다.
[이따르시아노 코스타 / 관람객 : 한국 공연을 봤는데 너무 재미있었고 색달랐어요. 슈하스쿠(브라질 고기 요리)도 바닥에서 구워지고 있었는데 냄새가 아주 좋았어요.]
축제가 한창인 이곳 엔제누 센트랄은 사실 1881년에 건설된 사탕수수 공장입니다.
오래된 벽돌과 철골 구조물 등 옛 공장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노예 노동을 대체하기 위해 브라질 최초로 기계화를 도입한 이곳은 한때 사탕수수 산업의 중심지로 번성했지만,
1974년 도시의 성장과 산업 구조의 변화로 공장 운영이 멈추며 오랫동안 방치돼왔습니다.
폐허로 남을 뻔했던 공장의 가치는 그로부터 15년 뒤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산업적·역사적 가치가 재조명되며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후, 지역 주민의 삶에 스며드는 '문화 자산'으로서의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마우리시 스칼파리 / 피라시카바 시 문화원 자문위원 : 엔제누 센트랄은 거의 1세기 반 전에 세워졌습니다. 1980년대에 철거되어 이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이 공간을 보존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리스뗄라 / 관람객 : 이곳은 무척 중요한 장소입니다. 왜냐하면 많은 곳들이 이런 가치를 지키지 않고 모든 것을 파괴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도시의 소중한 것들을 돌봐야 합니다.]
보존과 복원 작업을 거쳐 문화 예술과 관광의 중심지로 다시 태어난 엔제누 센트랄은 도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마우리시우 베라우도 / 역사학자 : 이러한 유형의 도시 재생 모델은 매우 중요합니다. 시민들이 이 장소를 받아들이고 장소에 소속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보존은 매우 중요합니다. 보존은 역사적인 장소나 건물 자체를 지킬 뿐만 아니라 피라시카바 시민들의 문화도 지킵니다. 피라시카바 시민의 문화는 이 공장에 의해 많이 형성되었습니다.]
버려졌던 산업 유산을 문화 자산으로 탈바꿈해 도시의 정체성과 기억을 되살려낸 이곳은 개발과 보존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이뤄낸 좋은 사례가 되고 있습니다.
브라질에서 YTN 월드 김수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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