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월요일마다 만나는 '뉴스 속 경제'입니다.
암호화폐가 다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10만 달러를 넘어섰고, 주식시장에선 암호화폐 발행회사가, 큰 관심 속에 상장했습니다.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이성일 경제 전문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암호화폐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알고 있는 비트코인 얘기부터 해볼까요?
최근에 잠잠한듯하더니 어느새 10만 달러까지 넘어있네요?
◀ 이성일 기자 ▶
지난달 말 한 때 11만 달러를 훌쩍 넘어 사상 최고가를 한번 넘어선 뒤 조금 떨어졌지만, 10만 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무역 분쟁으로 달러 약해지면서 이를 대체할 수단으로 금과 함께 관심을 받았고, 미국 상원에서 암호화폐 관련 법안을 논의하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다시 한번 가격이 힘을 받았습니다.
◀ 앵커 ▶
미국 상원에서 논의하는 법안이 비트코인 관련 법안인가요?
◀ 이성일 기자 ▶
지난달 19일 미국 상원에서 '지니어스'라는 약칭을 가진 법안이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가게 됐는데, 이 법안이 상정한 암호화폐가 스테이블 코인입니다.
법안의 내용은 미국 국채를 준비금, 일종의 담보로 해야 한다는 식으로 지켜야 할 규정을 정한 규제 법안인데, 스테이블 코인이 제도권에 들어오고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만든 것입니다.
때마침 지난 주말 스테이블 코인 발행량 2위인 업체 써클이 지난 주말 뉴욕 증시에 상장했습니다.
공모가 31달러로 시장에 상장된 주가는 83.23달러로 마감했습니다.
당일 상승률 168.5%, 시장의 뜨거운 관심이 보입니다.
작년 매출액 17억 달러 올린 회사 시가총액이 166억 달러, 우리돈 22조원이 됐습니다.
◀ 앵커 ▶
'스테이블 코인'이 뭡니까?
◀ 이성일 기자 ▶
가치를 유지하는 장치를 가진, 그래서 이름에 '안정된'이라는 표현을 넣은 암호화폐 종류를 일컫는 말입니다.
"피자를 비트코인 몇 개로 샀다", "환전을 하지 않아도 외국에서 물건 살 때 쓸 수 있다"는 암호화폐에 대한 설명을 한 번쯤 들어봤을 것입니다.
그런데, 가장 대중적인 비트코인을 비롯해 대부분의 암호화폐를 그런 용도로 쓰는 사람이 없습니다.
전세계에서 일어날 수많은 거래를 감당할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고, 무엇보다 가격이 오락가락, 변동성이 높아 주고 받는 사람 모두 안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스테이블 코인 가격을 1달러에 고정하면, 비트코인처럼 가격이 오르내리는 투자용 코인과 달리 일상에서 물건 사고 파는 거래에 쓸 수 있게 됩니다.
◀ 앵커 ▶
말하자면 디지털 달러인데, 미국 상원도 그렇고, 특히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관심을 많이 갖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 이성일 기자 ▶
스테이블 코인이 가진 준비금 때문입니다.
가격을 고정하기 위한 목적인데, 1달러 코인 100개 발행할 때, 100달러 어치 미국 국채를 보관하는 식입니다.
금을 보관하고 그 증서를 나눠줬던 원시적 은행과 비슷한 모형인데, 그 원리 덕에 스테이블 코인 발행량이 늘어나는 만큼 미국 국채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합니다.
관세 부과를 계기로 달러 패권이 흔들린다, 너무 많은 빚 때문에 국채 이자가 오른다, 미국 경제를 흔들 심각한 상황을 해결해줄 수 있는 방법,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관심을 갖는 이유입니다.
현재 2300억 달러로 추산되는 스테이블 코인 발행량 90%는 달러에 연동됐는데, 준비금으로 보유한 미국 국채만 연초 기준 1500억 달러로 추산됩니다.
이미 이것만으로도 전세계 15위권 정도되는, 국채를 보유하는 나라들 처럼 되어있고요.
우리나라보다는 많이 보유한 수준입니다.
◀ 앵커 ▶
우리나라도 도입을 할 만한 건가요?
◀ 이성일 기자 ▶
달러와 연동된 스테이블 코인 국내 사용액은 거의 없지만, 거래액은 올 1분기에만 57조원입니다.
한국은행도 원화에 연동된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기 위해 실험과 연구를 이미 착수를 했습니다.
기술적인 장벽보다는 도입했을 때 금융시장의 안정을 흔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측면에서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우리와는 무관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심한 나라에서는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 코인이 통화 주권을 흔들 위험도 있습니다.
1년 물가상승률 100% 넘는 베네주엘라 아르헨티나 짐바브웨 같은 나라에서는 일반인들이 돈 값 떨어지는 손해를 막기 위해 이런 코인을 쓰면, 그 나라 통화는 무력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제규모가 작은 나라 입장에서는, 이런 측면까지도 감안하면서 미국 내 논의를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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