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일(7일) 대구 팔공산에서는 3쌍의 부부가 '숲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신랑·신부들은 다름 아닌 국가유공자 부부입니다. 팔공산국립공원동부사무소와 대구지방보훈청이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들에게 보답하는 의미로 마련한 행사입니다. 6.25와 월남전 등 전쟁에 나가느라, 전쟁이 끝나고선 하루하루 바쁘게 사느라 미뤄온 영웅들의 결혼식 모습을 〈지금이장면〉에서 보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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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오?
연지곤지 찍고 꽃가마 태워주겠다고 약속하고
총 한 자루 들고 나라 지키러 떠난 날
[김재적 정경애]
“군에 있고 둘이 연애하고 친정에서 반대해서 (결혼식을) 못 했어.”
[이위영 박차교]
“군대에 갔지 바로. 얼굴을 자세히 몰라요. 그렇게 6년이나 있다가 그렇게 왔어요.”
[홍숙기 김한옥]
“월남을 갔는데 사진으로 중매가 들어오더라고.”
살아만 와 달라는 그 약속은 지켰지만
전쟁 끝나고 먹고살기 바빠
애 키우기 바빠
이런저런 이유로
벌써 75년 세월이 흘렀구려
그 시간만큼 우리 얼굴엔 주름이 늘었지만
그래도 당신은
여전히 꽃같이 곱구려
[김재적, 정경애]
“기분이 좋지? 기분이 좋습니다. 좋습니다. 기분이 좋습니다. 좋아, 좋아, 좋아.
사진을 한 장 찍어놓았으면 싶어. (드레스도 입고?) 드레스를 입건 뭐 해주는대로."
[이위영 박차교]
"오래 살고 보니 좋은 일도 있다 싶어서 좋아요.
[홍숙기 김한옥]
"안 해봤으니 젊었을 때 안 해봤으니 한번 해보려고."
고생했소
미안하오
사랑하오
[현장음]
“언제나 나의 편이 되어 준 당신. 서로의 가장 가까운 사람이 되어 여기까지 와줘서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이 마음 그대로 우리의 내일을 함께 만들어가요.”
75년 만에 청하오
“나와 결혼해 주겠소?”
[현장음]
“행복의 미래를 향해 신랑·신부 행진! 박수 주세요”
윤두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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