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액체납자들 가운데는 억대의 수도요금을 안낸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공무원들이 찾아가면 욕설은 기본이고 수도관을 잠그지 못하게 몸싸움까지 벌인다고 합니다.
오원석 기자가 동행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시청 공무원이 한방 전문 쇼핑몰에 들어갑니다.
1000여 개 약재 상점이 밀집해 있는 서울 제기동의 지상 7층짜리 건물입니다.
[신찬식/서울아리수본부 주무관 : 올라갑시다. {네.}]
이 건물은 지난 3년 동안 1억 원이 넘는 수도 요금을 내지 않고 버텨왔습니다.
공무원과 마주 앉은 건물 관리 관계자는 엉뚱한 변명부터 늘어놓습니다.
[건물 관리단 관계자 : 지금 우리가 60%는 상가가 비어있어요. {일단 물탱크 있기 때문에 2~3일은 갈 거 아닙니까.} 다음 월말에 일부라도 넣을 거니까. 내가 각서라도 쓸게 걱정하지 말고 가세요.]
돈을 빌려서 내겠다며 어딘가 전화하더니, 그 사람과 말싸움을 하며, 상황을 피하려 합니다.
[건물 관리단 관계자 : 형님 약속이 완전히 틀리네? 관리단 금액은 막아주기로 했잖아요. 지금 진짜 왔다니까. 방송까지 데리고 왔어!]
수도관 밸브를 잠그려는 공무원들을 몸으로 막아서고,
[건물 관리단 관계자 : {선생님이 저 감금하는 겁니다.} 누가 잠그러 가? 일단 앉으시라고. 앉으라고!]
취재진에게까지 욕설을 하고 밀칩니다.
[건물 관리단 관계자 : 수도국 직원 아니면 다 나가! 나가세요! 나가요! 당신 공무원이야? 당신 공무원이냐고!]
결국 경찰이 출동하고 체납액 1억여 원 중 1천만 원을 먼저 납부하기로 하면서 상황이 일단락됐습니다.
남은 체납액은 열흘 뒤에 납부하기로 했지만 약속이 지켜질지는 미지수입니다.
서울시는 6월을 '수도 요금 체납 제로의 달'로 정하고 강도 높은 요금 징수와 부동산 압류까지 하겠단 입장이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이런 다툼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겁니다.
지난 4월 기준, 서울에서 수도요금을 장기 체납한 건물은 1500곳, 총 93억 원이 넘습니다.
[영상취재 이경 / 영상편집 오원석]
오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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