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건진법사 게이트 취재 중인 사회부 이서준 팀장과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이 기자, 문자 메시지 내용 저희가 전해드렸지만, 건진법사가 상당히 고자세에요.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냐 이런 투란 말이죠?
[기자]
인사청탁을 하는 문자 메시지인데요.
부탁하거나 읍소하기는커녕 "내가 얼마나 희생했는데 어떻게 인사청탁을 안 들어줄 수 있느냐"며 대놓고 항의를 하고 있습니다.
당시 윤석열 캠프 비선실세 논란으로 전면에 나서지 못한 걸 희생이라고 하면서 그 대가를 당당히 요구하는 겁니다.
건진법사의 위세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앵커]
이런 문자가 오가던 시점에 공교롭게도 김 여사 선물용이었던 샤넬백이 등장을 하죠?
[기자]
건진법사가 김건희 여사 번호로 문자 메시지를 수차례 보낸 시점은 2022년 3월부터 5월 사이인데요.
통일교 측이 김 여사 선물이라며 샤넬 가방을 전달한 때는 2022년 4월입니다.
건진법사는 이처럼 김 여사 쪽과 수시로 연락하던 시기에 통일교로부터 김 여사 선물을 받았는데, 이게 김 여사에게 전달되진 않았단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샤넬백을 김 여사 수행비서, 유경옥 씨에게 건네서 유씨로 하여금 샤넬 다른 제품들로 교환까지 하게 했는데, 이 역시 김건희 여사는 모르게 벌인 일이라고 주장합니다.
유 씨가 샤넬 매장에 갔을 때 인테리어업체 21그램 대표 부인이 동행했는데요.
김 여사와 대학원 동기인 21그램 대표는 당시 대통령 관저 공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앵커]
이 문제의 선물들 대체 어디 있는 건지 궁금증이 큰데, 건진법사는 계속해서 납득하기 힘든 해명을 하고 있어요?
[기자]
건진법사는 모두 잃어버렸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처음 소환조사에선 "통일교에서 받은 그라프 목걸이, 샤넬 가방, 천수삼 농축액을 다 잃어버렸다"고만 했는데요.
다음 소환조사 때 김여사 수행비서, 유경옥 씨가 통일교 측이 준 샤넬백을 샤넬 매장에서 교환한 영수증 등을 검찰이 제시하자 그제서야 "유씨를 시켜서 여러 제품들로 교환해서 돌려받은 뒤 잃어버렸다"고 했습니다.
검찰이 증거를 제시할 때마다 조금씩 말이 바뀌고 있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김 여사 수행비서는 당시 대통령실 행정관이잖아요? 현직 행정관이 건진법사 심부름을 했다는 건데, 정말 그랬는지 따져봐야 할 부분이에요?
[기자]
유씨가 샤넬 가방을 교환한 건 2022년 4월과 7월입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과 동시에 대통령실 행정관이 됐으니 7월에는 대통령실 행정관 신분으로 건진법사 지시를 받은 겁니다.
대통령실 행정관을 민간인인 건진법사가 대통령 부부도 모르게 심부름꾼으로 썼다는 얘기가 됩니다.
건진법사는 딸에게 보낸 문자에서도 "한 대통령실 행정관이 처남 찰리 몫으로 관리하고 있으니 언제든 쓸 수 있다"며 언제든 청탁을 해도 된단 식으로 말하기도 했습니다.
건진법사가 윤석열 정부에서 얼마나 위세를 떨쳐왔는지 수사로 확인해야 합니다.
[앵커]
여전히 밝혀내야 할 게 많은 상황인데, 특검이 곧 가동되죠?
[기자]
특검이 규명해야 할 건진법사 의혹은 크게 두 갈래입니다.
'김건희 여사 선물'과 '건진법사의 국정개입' 의혹입니다.
검찰은 특검에 사건을 넘겨주기 전까지 수사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대선 직후 건진법사를 계속 불러 조사하는 것도 이 때문으로 보입니다.
검찰은 현재 '김건희 여사 선물' 수사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검찰 수사팀 내에선 "특검에 넘기기 전까지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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