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독재 정권에서 수많은 고문이 자행됐던 국가 폭력의 현장, 남영동 대공분실이 민주화운동 기념관으로 정식 개관했습니다.
참혹한 고문이 행해졌던 곳곳이 그대로 재현됐는데요.
피해자들은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역사가 기억되기를 바랐습니다.
이해선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전두환 독재 정권에 맞서 싸운 87년 6월 항쟁.
6월 항쟁의 기폭제가 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벌어진 곳이 남영동 대공분실입니다.
독재 정권의 대표적 고문 시설이 민주화운동기념관으로 탈바꿈했습니다.
박종철 열사가 물고문당한 욕조 등 조사실 현장은 그대로 보존됐습니다.
학생운동 주동자 등 주요 인물을 조사하던 특수조사실입니다.
바닥에는 멍석과 함께 곤봉, 전기기구가 그대로 놓여있고 같은 방에는 이렇게 물고문이 행해지던 화장실이 그대로 재현됐습니다.
40년 전, 연성수 씨도 민주화 운동 단체에 소속돼 있었다는 이유로 갑자기 남영동으로 끌려왔습니다.
5평 남짓한 조사실에서 굶은 채로 20일 넘게 구타에 물고문을 당했습니다.
[연성수/고문 피해자]
"일주일 동안 변기 물 퍼먹고 살았어. 10일 정도 살다 보면 내가 인간이 아니구나. 아 나는 인간이 아니네. 저놈들만 인간이네. 그런 생각이 들어요."
유동우 씨도 속해 있던 단체가 '반국가단체'로 몰리면서 예비군 훈련을 받다 갑자기 끌려왔습니다.
[유동우/고문 피해자]
"너 공산주의자지 그러는 거야. 대수롭지 않게 아닌데요, 그랬지. 그럼 너 사회주의자구나. 자기네들이 틀을 딱 짜놓고 거기에 꿰맞추는 거예요."
한 달간 갇힌 채로 원하는 답변이 돌아올 때까지, 아니면 기절할 때까지 고문은 계속됐습니다.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당한 사람은 최소 4백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우상호/대통령실 정무수석 (대통령 기념사 대독)]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구한 수많은 이들의 정신을 미래 세대에게 전할 소중한 민주주의의 산실이 될 것입니다."
고문이 자행된 조사실은 최대한 보존하면서 6월 10일 민주항쟁 등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신관과 교육동은 새로 지어졌습니다.
고문 피해자들은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역사를 보존하고 기억하길 기대했습니다.
[유동우/고문 피해자]
"역사라고 하는 거는 묻지 않으면 답하지 않는 거거든요. 여기 와서 끊임없이 역사를 물어야죠."
MBC뉴스 이해선입니다.
영상취재: 김승우, 독고명 / 영상편집: 김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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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김승우, 독고명 / 영상편집: 김현수
이해선 기자(sun@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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