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도 건진법사 게이트, JTBC의 단독 보도 전해드리겠습니다. 건진법사를 수사 중인 검찰이 통일교 한학자 총재에 대해 본격 수사에 나섰습니다. 이 문제 취재 중인 이자연 기자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이 기자, 한학자 총재는 통일교의 최고 책임자인데, 검찰이 한 총재를 수사하는 이유가 뭡니까?
[이자연 기자]
통일교 측이 건진법사를 통해 윤석열 부부에게 로비를 하려 한 사건, JTBC의 연속 단독 보도로 하나씩 밝혀지고 있는데요.
6천만원이 넘는 그라프 다이아 목걸이와 두 차례에 걸쳐 전달된 샤넬백 등 김건희 여사 선물을 건진법사에게 전달한 인물이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입니다.
검찰은 캄보디아 개발사업, YTN인수, 유엔 제5사무국 유치 등 통일교의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한 로비였다고 보고 있습니다.
통일교 측은 "윤 전 본부장의 개인적 일탈"이라고 하지만 검찰은 교단 차원의 불법 로비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검찰이 교단의 최고 책임자인 한학자 총재를 수사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앵커]
그럼 한 총재에 대해선 어떤 혐의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건가요?
[이자연 기자]
로비를 도맡았던 윤 전 본부장은 한학자 총재 최측근으로 통일교의 자금을 전반적으로 관리했던 인물입니다.
그 아내도 교단의 회계 담당이기도 하고요.
검찰은 윤 전 본부장을 압수수색해서 통일교 자금관리 자료들을 확보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한학자 총재의 라스베이거스 원정도박 의혹과 관련한 자료들도 포착됐습니다.
검찰은 통일교 자금 추적뿐 아니라 윤 전 본부장의 역할을 규명하기 위해 원정도박 의혹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취재됐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정해성 기자가 리포트로 준비했습니다.
[정해성 기자]
검찰이 교단 재무 상황을 잘 아는 통일교 핵심 관계자를 소환 조사한 건 이달 5일입니다.
그리고 주말 연휴가 끝나자마자 통일교 한학자 총재와 동행하는 경호 담당자를 불렀습니다.
대선 이후 건진법사를 소환하고 동시에 통일교 관계자들을 잇달아 부른 겁니다.
서울남부지검 건진법사 수사팀이 최근 집중하는 건 바로 한학자 총재.
특히 한 총재의 미국 라스베이거스 원정 도박 의혹입니다.
2022년 아베 신조 총리 피격 사건 이후 일본 현지에서는 통일교가 주목받았습니다.
이후 일본 언론은 한 총재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라스베이거스 한 카지노에서 수백억원대 도박을 했다는 의혹을 보도했습니다.
검찰은 이런 의혹을 토대로 통일교 관계자들에게 도박 자금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었습니다.
재무 관계자는 도박 의혹에 연루된 통일교 고위 관계자 명단과 전화번호 등을 검찰에 넘겼습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한 총재와 함께 갔다"는 경호 관계자는 한 총재의 미국 이동 경로 등을 진술했습니다.
건진법사 수사팀이 통일교를 포착한 건 지난해 12월.
건진법사 휴대전화에서 '통일교 실세'로 꼽히는 윤모 전 세계본부장과 나눈 대화를 확인하면서입니다.
윤 전 본부장은 "김건희 여사 선물"이라며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백 등을 건진법사에 전달하고 통일교 숙원 사업 관련해 민원을 한 거로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검찰이 한학자 총재 라스베이거스 원정 도박 의혹까지 수사를 확대하는 건 윤 전 본부장 역할과 자금 성격 등을 규명하려는 목적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자연 기자와 계속해서 짚어보겠습니다. 김건희 여사 선물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통일교 한학자 총재의 원정도박 의혹까지 나온 거네요?
[이자연 기자]
네 그렇습니다.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지난해 12월부터 통일교 신자들 사이에선 '정론직필'이란 제목으로 윤 전 본부장 입장문이 단체문자로 뿌려지고 있는데요.
지난 1월 뿌려진 입장문을 보면요. "검찰 수사가 카지노 탈세 의혹으로 향하고 있다"면서 그 규모가 1천만 달러에 달한다고 적었습니다.
"일본 신도들의 헌금이 카지노로 유입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면서 "윤 전 본부장은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대목도 나옵니다.
본격적인 소환조사는 최근 시작됐지만 검찰이 지난 1월부터 한 총재의 원정도박에 대해 관심을 보여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앵커]
통일교 최고 책임자가 수사 대상이 된 건데, 통일교는 어떤 입장입니까?
[이자연 기자]
통일교 측은 검찰 수사 내용에 대한 입장을 묻는 JTBC 질의에 "최소한 의혹이 무엇인지 제시하여야 한다"며 한 총재 도박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습니다.
관련한 일본 언론 보도에 대해선 "혐한 매체의 일방적이고 악의적인 보도"라고 했습니다.
또 한 총재의 라스베이거스 방문과 관련해선 "라스베이거스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의 미국 서부 선교본부가 있다"며 "종교지도자가 선교 중심 국가와 거점을 방문하는 건 당연하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검찰에서 한 총재에 대한 소환 통보도 없었다고 했습니다.
[앵커]
그럼에도 검찰이 수사에 나선 건 그만큼 증거들이 확보됐기 때문이죠?
[이자연 기자]
지난주에도 윤 전 본부장의 입장문 '정론직필'이 통일교 내에서 뿌려졌는데요.
"윤 전 본부장이 9년간 매일 한학자 총재에게 보고한 5천여 장의 보고 리스트와 카지노 자료 등을 검찰이 압수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저희는 검찰이 통일교 핵심 관계자들을 상대로 원정도박 의혹을 추궁하며 어떤 물증을 제시했는지 단독 취재했습니다.
이 내용은 이어서 양빈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양빈현 기자]
"김건희 여사 선물"이라며 다이아 목걸이, 샤넬백 등을 건진법사에 전달한 통일교 윤모 전 세계본부장.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직후 독대한 적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윤모 씨/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2022년 5월) : 제가 3월 22일날 대통령을 뵀습니다. 1시간 독대를 했습니다. 많은 얘기가 있었습니다.]
검찰은 윤 전 본부장이 건진법사를 통해 윤석열 부부에 접근했다고 보고 수사력을 집중했습니다.
그러다 윤 전 본부장이 2019년 직접 작성한 내부 보고서를 확보한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해당 보고서에는 '세계본부'에서 '한학자 총재 라스베이거스 계좌'로 이어지는 화살표가 적혀 있는 거로 전해졌습니다.
검찰은 한 총재의 출입국 기록도 확보해 분석하고 있습니다.
미국 출입국 기록을 토대로 통일교 관계자들에게 당시 어떤 일정들이 있었는지 확인하는 겁니다.
한 총재는 올해 1월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방문한 거로 전해졌습니다.
[유튜브 'HJ PeaceTV' (지난 1월) : 뉴욕에서 라스베이거스로 이동하신 참어머님께서는 신미국 제1차 효정 천심천보영성 40일 수련생들을 한화궁에 초대해 말씀을 주셨습니다.]
검찰은 한 총재의 10여 년 전 도박 의혹부터 최근 행적까지 면밀히 살펴보고 있습니다.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로비와 선물의 성격을 규정하기 위해 통일교 관계자의 역할, 자금의 성격까지 파악하기 위해서입니다.
[앵커]
다시 이자연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건진법사에게 김건희 여사 선물을 전달한 인물이죠, 윤 전 본부장. 한학자 총재의 원정 도박 의혹과 관련해서도 많은 역할을 한 걸로 보이는군요?
[이자연 기자]
네, 관련 수사를 무마하려고 나선 정황도 있습니다.
저희가 지난달, 윤 전 본부장이 통일교 관련 수사 첩보를 미리 듣고 대비했던 정황 전해드렸는데요. 관련 녹취 다시 들어보겠습니다.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윤모 씨 (2022년 9월) : 공소시효가 있다고 그랬어. 외환관리법이라고 얘기했거든? 나한테 그렇게 얘기를 했다. '압수수색을 할 수 있다, 대비를 해라' 그 다음에 '로펌을 선임해라' 그걸 누가 알려줬냐, 윤핵관이 나한테. 어머니(한학자 총재)께 내가 보고를 드렸지.]
윤 전 본부장이 미리 첩보를 입수해서 보고했다는 수사 첩보가 바로 한 총재의 원정도박 의혹이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한 총재의 손발처럼 움직였던 사람이 바로 윤 전 본부장인 거죠. 그렇기 때문에 과연 이 사람이 혼자 독단적으로 김건희 여사 선물을 준비했겠냐, 검찰이 이렇게 의심하는 거죠?
[이자연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주 뿌려진 윤 전 본부장 입장문을 보면요.
"캄보디아 개발사업, YTN 인수 등 누가 봐도 공동체 차원의 사업과 로비임이 분명하다"며 그럼에도 통일교가 "윤 본부장을 꼬리자르기 하려는 잔꾀를 부리고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9년간 매일 참어머님에게 보고한 5천여 장 상세 보고리스트"가 압수됐다고도 했습니다.
윤 전 본부장도 통일교 차원에서 벌인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김건희 여사와 건진법사, 또 통일교를 둘러싼 의혹들, 모두 특검 수사가 불가피해 보이는군요?
[이자연 기자]
검찰은 특검이 시작되기 전까지 할 수 있는 수사를 모두 한다는 분위기입니다.
통일교 측이 건진법사에게 전달한 김건희 여사 선물을 수사하면서 원정도박 의혹을 동시에 수사하는 것도 이 때문으로 보입니다.
수사를 건네받을 특검도 김 여사 선물 수사를 위해서라도 통일교에 대한 수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화면출처 일본 TBS·유튜브 'HJ PeaceTV']
[영상편집 김영석 / 영상디자인 신하경 황수비]
※ 통일교 측은 소환조사를 받은 통일교 인사들에 대해 "윤 모 전 가정연합 세계본부장의 가족과 측근으로 보인다"며 "현직 재무, 경호 책임자가 아니"라고 알려왔습니다.
이자연 기자, 정해성 기자, 양빈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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