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 부메랑 못 피한 국힘 >
국민의힘이 오늘(11일) 오전 서울 고등법원 앞에서 약 80명 넘게 참석해 사법부를 비판하는 규탄 집회를 열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이 사실상 무기한 연기된 것을 비판한 건데, 이 자리에서 권성동 원내대표가 "법 앞에 모두가 평등하고 대통령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 대통령이라고 할지라도 법 앞에 예외가 있을 수 없습니다. 어떠한 권력자라도 잘못을 저질렀으면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법의 심판이 이재명 단 한 사람을 피해 가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앵커]
"대통령도 법 앞에 예외여서는 안 된다" 맞는 말인데,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다른 말을 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권성동 원내대표 오늘 발언 다시 한 다시 한번 보시면 "대통령도 법 앞에 예외가 될 수 없다. 어떠한 권력자라도 잘못을 저지르면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 어느 것 하나 흠잡을 데 없는 아주 맞는 말이죠.
그런데 이 말이 모든 대통령에게 해당이 돼야 하는 겁니다.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불과 얼마 전이었죠. 올해 초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공수처의 출석 요구를 계속 거부하면서 이른바 '관저 버티기'에 들어갔을 당시에 "공수처의 강제구인은 대통령 망신 주기다. 즉각 중단해야 한다" 얘기를 했는데 "대통령도 모든 법 앞에서 예외일 수 없다"고 주장했던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발언으로 볼 수 있는 거죠.
[앵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이제 대통령 신분도 아닌데 경찰 소환 불응하고 있잖아요. 김건희 여사도 마찬가지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 모습들도 있고 또 국민의힘, 보신 것처럼 얼마 전까지 계속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사법 절차 진행에 강하게 반발해 왔기 때문에요.
사법 정의 실현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중요한 원칙이죠. 하지만 국민의힘이 필요할 때만 선택적으로 이것을 주장하는 게 아니냐 이런 비판에 직면하고 있는 거고요.
비슷한 사례가 또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나경원 의원. 권성동 의원 옆, 추경호 의원 사이에서 맨 앞줄에서 시위를 했는데 재판 연기, 헌법 파괴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재판 연기된 것은 헌법을 파괴하는 것이다라는 주장인데, 관련된 국회 패스트트랙 사건 지난 2020년 재판에 넘겨졌지만 지금 6년 넘게 1심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죠.
그러다 보니까 지난 대선 전에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에서는 국민의힘이 재판 지연 비판할 자격이 있느냐, 이렇게 반문한 적도 있었습니다.
[앵커]
그래서 제목이 부메랑이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또 국민의힘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좋은 소리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집회를 마치고 해산할 때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일부 강성 지지자들 사이에서 항의가 나왔는데 어떤 내용인지 들어보시죠.
[국민의힘 전원 사퇴하라! 단식도 하고! 삭발도 하고! 대통령이 왜 탈당해야 되나! 국민의힘 정신 차리십시오. 국회의원은 30분만 있다 가고 이게 말이 됩니까!]
이성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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