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이스피싱 수법이 나날이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대전에서는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범에게 속아넘어간 여성이 숙박업소에 혼자 머물며 금품을 보내려다 경찰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피해를 모면했습니다.
하준 기자입니다.
[기자]
"여자친구가 전날부터 금융감독원의 전화를 받은 후 모텔에 들어가 나오지 않는다"는 신고를 접수 받은 경찰.
해당 모텔로 들어가 벨을 누르자, 한참 뒤에 20대 여성이 문을 엽니다.
<현장음> "핸드폰 좀 저희가 확인해 봐도 될까요? (아니요.)"
탁자에 놓인 종이에는 금융관련 내용을 포함한 보이스피싱 의심 메모가 수두룩 적혀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피해자는 강하게 부인합니다.
<현장음> "경찰관 사칭하는 사람하고 얘기나누고 계시는 것 같아서…(아니요. 아니에요.)"
30분 넘게 경찰관들의 설득이 이어졌고, 결국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확인해보니, 악성앱이 3개나 깔려있고, 검찰로부터 받았다는 서류도 모두 위조된 것이었습니다.
<현장음> "정신차리시고요. 가스라이팅 당하신거에요. 본인. 본인이 세뇌된거에요 그게.""
대전동부경찰서는 지난달 2일, 서울중앙지검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범들의 연락을 받고 겁에 질려 시키는 대로 지시를 따르고 있었던 20대 A씨를 금전적 피해 직전 구출해냈습니다.
보이스피싱범들은 A씨에게 특수 사기 사건에서 통장계좌가 발견됐다고 속인 뒤 모텔 등 혼자 있을 수 있는 곳에 대기하며 지시를 따르라고 속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30분 마다 동향을 문자나 전화로 얘기하지 않으면 구속하겠다고 겁박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에 A씨는 지난달 1일 오후 3시쯤부터 혼자서 모텔에 머물며 보이스피싱범들의 지시에 따라 스마트폰 공기계를 구입해 원격제어 앱까지 다운받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영권 / 대전 동부경찰서 형사과> "악성 앱으로 인해서 GPS 위치나 아니면 그 당시에 내가 만나고 있는 사람들 그 대화 내용까지도 다 감청을 하기 때문에 (자막 이어서) 더 더군다나 이 사람들이 더 신뢰하는 것 같습니다.""
경찰은 겁박과 회유로 피해자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가스라이팅식' 수법이 최근 퍼지고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연합뉴스TV 하준입니다.
[영상취재기자 : 임재균]
[영상편집기자 : 강내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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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준(ha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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