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 군이 이재명 대통령 지시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자 북한도 대남 소음 방송을 멈췄습니다. 1년 동안 공포스러운 소음에 시달려온 접경지역 주민들은 모처럼 조용하게 편히 잘 수 있었다며 환영했습니다.
임예은 기자가 주민들을 만났습니다.
[기자]
마을에 울려퍼지는 건 바람 소리도, 사이렌 소리도 아닌 북한의 대남방송입니다.
이 정체불명의 소리, 접경지 마을의 원치 않는 일상이 됐습니다.
지난해 7월부터 자그마치 1년을 버텼습니다.
참다 못한 주민들은 국정감사장을 찾아가 무릎까지 꿇었습니다.
[안미희/인천 강화군 주민 (2024년 10월 24일) : 오늘도 저 여기 온다니까 '엄마 내일부터 이 방송 안 들을 수 있는 거냐'고… 진짜 부탁드릴게요. 정말.]
군은 어제(11일) 이재명 대통령 지시에 따라 대북확성기 방송을 전면 중단했습니다.
대북방송이 중단된 직후, 마을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마을회관 입구부터 이렇게 마을 곳곳에는 현수막이 붙어 있습니다.
대남방송으로 인해 주민들이 받는 고통이 상당하다는 내용인데요.
평소대로라면 지금 이 시간에도 귀신 소리가 들려야 하는데 지금은 아무런 방송도 소음도 들리지 않는 상황입니다.
북한에서도 어젯밤을 마지막으로 대남 소음 방송을 중단했기 때문입니다.
불과 열 달 전까지 불쾌한 소음으로 가득 찼던 마을 공원도 이제서야 고요한 휴식처가 됐습니다.
모처럼 뒤척이지 않고 깊게 잠든 밤은 오랜만에 찾아왔습니다.
[이경선/인천 강화군 송해면 : 평상시에 잠을 자다가 밤에 깨면 그 뒤로는 소음 때문에 잠을 못 자죠. 그런데 어제 같은 경우는 깨지 않고 잠을 잘 잤죠. 너무나 감사하고…]
한참을 들어도 익숙치 않던 소음은 이제 과거의 일이 됐습니다.
[한효애/인천 강화군 송해면 : 바깥에 나오면 시끄러워요, 아주. 시끄러워. 정신이 없어, 시끄러워서.]
[채갑순/인천 강화군 송해면 : 한 대 이렇게 뒤통수를 한 대 맞았다고 그럴까 멍 때리는 그런 삶을 살았던 거지.]
끝날 것 같지 않던 소음이 잠잠해진 게 되레 두렵기도 합니다.
[김선옥/인천 강화군 송해면 : 1년이 거진 다 되어가니 소리가 나도 신경이 쓰이고, 안 나도 신경이 쓰이고 그렇더라고.]
이제 마을엔 소음 아닌 사람 사는 소리가 나길 바랄 뿐입니다.
[영상취재 신동환 / 영상편집 박수민]
임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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