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11일) 미국 알래스카에서 훈련중이던 우리 공군 전투기 사고도 조종사 실수 때문인 걸로 조사됐습니다. 이렇게 조종사 실수로 사고가 난 게 올해 들어 벌써 세 번째입니다.
조보경 기자입니다.
[기자]
전투기 앞부분이 풀숲에 박혀있고, 불길이 피어오릅니다.
현지 시각으로 10일 오후 4시쯤 미 공군 알래스카 아일슨 기지에서 우리 공군 KF-16 전투기가 이륙 중 파손된 겁니다.
미 태평양공군사령부가 주관하는 다국적 연합훈련 '레드 플래그' 참여를 앞두고 현지 적응 훈련 중이었습니다.
공군은 오늘 사고 원인이 조종사 실수 때문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비행을 하는 활주로로 진입해야 하는 조종사가 활주로까지 가지 않고 중간에 있는 유도로로 가서 이륙을 한 겁니다.
뒤늦게 알아챈 관제사는 이륙 취소를 지시했습니다.
조종사가 짧은 유도로에서 기체를 정지시키는 과정에서 기체가 풀밭으로 튀어나갔고, 결국 화재까지 이어진 걸로 추정됩니다.
유도로는 활주로와 기타 시설을 연결하는 통로입니다.
공군 관계자는 "조사가 더 필요하지만, 활주로가 아닌 유도로로 진입한 건 조종사 착오 때문이라는 진술을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시 전투기 3대가 한 조로 훈련 중이었는데, 1번기가 유도로로 잘못 진입했고 2, 3번기도 같은 곳으로 들어왔습니다.
사고가 난 건 2번기입니다.
공군 관계자는 "유도로와 활주로 폭이 기지마다 다른데, 아일슨 기지 유도로가 우리 기지보다 훨씬 넓어 잘못 판단했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다만 미국 관제사 측에 책임이 없는지와 관련해서는 "미국 측 규정 등을 확인중"이라고 했습니다.
올해 들어 공군에서 조종사 실수로 사고가 발생한 건 벌써 세 번째입니다.
지난 3월 경기 포천에서는 공군 KF-16 전투기가 좌표를 잘못 입력해 훈련 도중 민가에 폭탄 8발을 투하했고, 그다음 달엔 공군 공중통제공격기가 비행 훈련 중 기관총과 연료 탱크 등을 지상으로 떨어뜨렸습니다.
[영상편집 구영철 / 영상디자인 최석헌 김관후]
조보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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