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어제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격 중지하고 약 10시간이 지난 뒤부터 북한의 대남 방송이 더이상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이 일단 우리 군의 조치에 화답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동안 대남 방송 소음 때문에 밤잠을 설쳤던 접경지역 주민들은 모처럼 평온한 일상을 보냈습니다.
손구민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작년 9월, 북한과 맞닿은 강화도 최북단 송해면.
황금색 논밭 위로 쇠를 긁는 듯한 기괴한 소음이 울려퍼집니다.
작년 7월부터 북한의 대남 소음 방송은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계속됐습니다.
80데시벨, 지하철이 바로 옆에서 지나가는 수준의 소음이 주민들의 일상을 무너뜨렸습니다.
이재명 정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격 중단한 지 하룻만에 다시 찾은 강화도.
저 바다 건너 보이는 곳이 북한입니다.
지난 약 1년 간 이곳 강화도 주민들을 괴롭혔던 북한의 소음 방송은 멈췄고, 마을은 평화롭고 한적한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주민들의 고막을 때리던 귀신 소리, 우는 소리, 동물 소리 등 별의별 소음들이, 언제 그랬냐는듯 모두 사라졌습니다.
[김경선/강화군 주민]
"소리가 엄청 크잖아요. 80데시벨은 기본이잖아요. 그러니 스트레스 받았죠. 오늘부로 정말 무슨 평화가 온 것 같은…"
2만 2천여 강화도 주민들은 대남 소음 방송 탓에 수면장애에 시달렸고 어린 아이들이 경련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보다 못한 강화군청이 접경지역과 가장 가까운 주택 35곳에 방음창을 설치해 봤지만, 소음이 워낙 커서 소용이 없었습니다.
주민들은 남북 평화 분위기가 정착돼 어렵게 되찾은 일상이 이어지길 염원했습니다.
[이경선/강화군 주민]
"자다가 깨면 소음 때문에 못 자요. 그런데 어제 같은 경우는 굉장히 좀 많이 잤고요. 자극을 서로 간의 줄여가면서 남북 간에 통일을 바라봐야지…"
다만, 군 당국은 북한이 대남 방송을 완전히 중단했는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입니다.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역시 변수입니다.
경기 파주경찰서는 모레 임진각에서 예정된 대북전단 살포 행사에 제한 조치를 통보했지만, 해당 단체가 전단 살포를 강행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됩니다.
MBC뉴스 손구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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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구민 기자(kmsohn@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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