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라면 값이 크게 올랐다고 언급했죠.
실제로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이후 6개월 간 이어진 국정 공백기에 식품·외식기업들의 가격 인상이 집중적으로 단행되며 물가를 자극했는데요.
인상 폭이 과도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데, 오주현 기자가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일 비상경제점검TF 2차 회의에서 라면 값을 콕 집어 언급했습니다.
<이재명 / 대통령> "라면 한 개에 2천원 한다는데 진짜예요?"
서민들이 가장 저렴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편의점 컵라면 값을 확인해 봤습니다.
컵라면 기본 맛 가격은 1,400~1,500원 수준이고, 조금이라도 재료가 추가된 컵라면은 2천원대 상품이 많습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대로 낮아졌지만, 가공식품 물가는 두 달째 4%대에서 고공 행진했습니다.
특히 라면은 1년 전보다 6.2% 올랐습니다.
라면을 생산하는 주요 식품기업들이 지난 3, 4월 100~200원씩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정부는 라면 외에도 인상이 두드러진 품목으로 맥주를 언급했습니다.
<김범석 / 기획재정부 1차관> "가공식품 위주로 눌러놨던 것들이, 맥주라든지 라면이라든지 많이 오른 부분이 좀 있습니다."
맥주 1위 업체인 오비맥주가 지난 4월 평균 2.9% 인상을 발표한 뒤, 하이트진로도 지난달 뒤따라 인상을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이 밖에도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이후 6개월간 제품 가격을 인상한 식품·외식기업은 60여곳에 달합니다.
가격 인상이 대선을 앞둔 국정 공백기에 집중적으로 이뤄진 건데, 식품업계는 가격 인상 이유로 크게 세 가지 이유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원부자재 가격 인상, 고환율, 인건비를 포함한 고정비용 상승 등입니다.
다만 일부 원재료 가격 하락세가 제품 가격에 반영되지 않고 있고, 비용 상승 대비 가격 인상률이 과도하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이정수 /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사무총장> "맥주의 원료인 맥아가 한 1.2% 정도 소폭 올랐는데, 저희 입장에서는 (가격 인상 폭을) 좀 이해하기 어렵고… 최근 국제 곡물가격을 보면 라면의 주요 원재료인 소맥분이 큰 폭으로 올랐다가, 그 때가 2022년도인데 2025년 4월을 기준으로 보면 평균 22% 정도가 하락했어요. (라면 가격을) 내릴 여지가 있지 않나…"
닭고기 주 수입국인 브라질에서 조류인플루엔자가 발병한 여파로 닭고기 값이 들썩이고, 최근 계란 값이 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오른 것도 걱정거리입니다.
특란 30개의 평균 소비자 가격은 최근 7천 원을 넘어섰는데, 조류인플루엔자가 유행했던 지난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오는 8월까지도 계란 가격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경기 불황으로 비싼 육류 대신 계란을 단백질원으로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등 저가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불황형 소비 품목들의 가격이 더 큰 폭으로 뛰는 현상도 감지됩니다.
연합뉴스TV 오주현입니다.
[영상취재 윤제환 송철홍 임예성]
[영상편집 함성웅]
[그래픽 문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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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현(viva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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