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집값이 또 심상치가 않습니다. 서울 아파트값이 9개월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는데요. 진보 정권이 들어서면 집값이 오른다는 속설에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란 시각도 있습니다. 이 속설이 근거가 있는건지, 이유경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이 기자, 진보 정부때마다 집값이 실제로 올랐나요?
[기자]
네, 이 얘긴 이재명 대통령도 대선 기간중에 언급을 했었습니다.
이재명 당시 대통령 후보 / 지난달 28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
"민주당이 집권할 가능성이 많으니까 집값이 오를 거니까 집을 사자 그런다고 해요. 그것도 일리가 있어요. 현상으로는 맞는 것 같아요."
지난 20년간 정권별 집값 변동률을 보면, 노무현 정부 63.8%, 문재인 정부 72.5%로 상승폭이 두드러집니다. 반면 이명박 정부때는 집값이 떨어졌고요, 윤석열 정부 역시 하락했습니다. 다만, 박근혜 정부때는 20% 이상 올랐습니다. 좀 더 과거로 가보면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정부때도 모두 집값이 올랐습니다.
[앵커]
노무현, 문재인 정부때 유독 집값 상승폭이 큰 이유가 있나요?
[기자]
두 정부 모두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렸던 시기입니다. 노무현 정부는 임기 초반 사스 등 예상치 못한 변수에 경기가 위축되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4차례나 내렸고요, 문재인 정부때는 코로나 19 대응을 위해 기준금리를 0.5%까지 내리는 극약처방을 썼습니다. 여기에 집값을 잡겠다며 내놓은 분양가 상한제와 재건축 규제 등이 공급 부족을 더 부추겼다는 평가입니다. 또 세금 중과와 대출 규제 같이 수요를 억누르는 정책들이 단기적으로 투기 수요를 자극해 풍선효과를 불러왔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고종완 /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수요 공급에 의해서 집값 상승이 일어났는데 근본 원인을 '투기꾼 때문이다' 이렇게 보는 바람에 세금 중과 대책과 거래 규제, 규제 일변도 정책을 펴는 바람에 시간이 갈수록 집값은 더 많이 오르고"
[앵커]
그럼 진보 정부 때 집값이 오른다는 속설이 맞다고 보면 되는 겁니까?
[기자]
꼭 그렇다기보다, 두 정부 모두 집값이 오르는 시기에 정권을 넘겨받았다는 공통점도 있습니다. 김대중 정부때는 IMF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경기 부양을 했었고, 박근혜 정부 말에는 기억하시겠지만, '빚내서 집사라' 했을 정도로 부동산 부양 의지가 강했습니다. 전문가의 말 들어보시죠.
서진형 / 광운대 부동산학과 교수
"이전 정권에서 부동산 경기 활성화 대책들을 많이 내놓았기 때문에 노무현 정부나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진 측면도 있다고 보는거죠"
[앵커]
그래도 진보 정부 정책이 수요 억제에만 집중되어서 결국 집값 불안을 키웠다는 분석이 많은 건 사실이지 않습니까?
[기자]
그래서 이재명 대통령은 세금으로 집값 잡지 않겠다며 주택 공급 확대를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집값이 하락했던 이명박 정부때를 보더라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특수성이 있었지만, 집권 초기에 뉴타운 계획을 발표해 잠재 수요를 흡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최근 서울 집값이 과열 조짐을 보이자 금융당국은 내일 은행들을 불러 긴급 간담회를 열고 '대출 조이기'를 주문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시장의 불안심리를 잠재울 수 있을 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앵커]
침체된 경기 부양을 위해 정부가 대규모로 돈을 풀 거란 전망이 많은데, 금리 인하가 추가 부동산 상승으로 이어지진 않을지 주목해봐야겠네요. 이 기자 잘들었습니다.
이유경 기자(gowithyou@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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