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큰 폭발이 발생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AFP=연합뉴스]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지중해 연안 국가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4일(현지시간) 대규모 폭발로 3천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레바논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후 베이루트의 항구 지역에서 두차례 큰 폭발이 있었고 그 충격으로 베이루트 내 많은 건물과 차량이 파괴됐다.
과거 '중동의 파리'로 불릴 정도로 자유로운 도시였던 베이루트는 큰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이번 폭발의 원인이 아직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레바논 정부는 신중한 모습이다.
레바논의 안보 책임자인 아바스 이브라힘은 폭발 현장을 방문한 뒤 "당장 조사할 수 없지만 몇 년 전부터 보관된 물질이 있는 것 같다"며 "폭발성이 큰 물질을 압수했다"고 말했다.
이브라힘의 언급은 일단 사고 개연성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베이루트 항구의 한 근로자도 언론 인터뷰에서 폭발이 폭죽과 같은 작은 폭발물에서 시작한 뒤 커졌다고 말했다.
항구에 오랫동안 보관된 물질이 관리 소홀 등으로 폭발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폭발의 원인이 사고가 아니라 레바논 내 혼란을 노린 세력의 공격이라면 상황이 더욱 복잡해진다.
레바논은 물론, 중동 정세에 큰 혼란을 맞을 수 있다.
특히 레바논의 이슬람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연관 여부가 주목된다.
이번 참사는 유엔 특별재판소의 라피크 하리리 전 레바논 총리 암살 사건에 대한 판결을 불과 사흘 앞두고 발생했다.
오는 7일 유엔 특별재판소는 2005년 하리리 전 총리에 대한 암살을 주도한 혐의로 헤즈볼라 대원 4명에 대한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친서방정책을 폈던 하리리 전 총리는 2005년 2월 14일 베이루트의 지중해변 도로에서 승용차로 이동하던 중 트럭 폭탄테러로 경호원 등 22명과 함께 사망했다.
당시 하리리 전 총리의 가족은 헤즈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