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난리로 엉망이 된 철원 이길리
(철원=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6일 강원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 주민들이 수해로 어질러진 집을 정리하고 있다. 이 동네는 전날 한탄천 범람으로 완전히 물에 잠기는 피해를 봤다. 2020.8.6 yangdoo@yna.co.kr
(철원=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평생을 여기서 살았어요. 잊을 만하면 반복되는 물난리에 살맛이 안 납니다. 정든 고향이지만 떠나고 싶은 심정이네요."
6일 오전 강원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에서 전날 물난리에 엉망이 된 집을 딸과 함께 치우던 장영환(60)씨는 잠시 허리를 펴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집 안의 냉장고, TV 등 가전제품과 가구 등이 엉망으로 널브러졌고, 집 곳곳에 진흙이 들어차 이를 퍼내기에 힘에 부쳤다.
이길리는 전날까지 세차게 내리는 비로 마을 옆을 흐르는 한탄천이 범람해 완전히 물에 잠겼다.
주민들은 급히 마을을 떠나 대피소로 향하거나 인근 고지대로 몸을 피했다.
장씨도 재난 문자를 통해 주민 대피령을 확인하고 가족들을 먼저 대피소인 오덕초등학교로 보냈다.
이후 집에 남아 물건 등을 챙기고 단속하다가 즉시 대피하라는 소식에 높은 곳에 지어놓은 농막으로 몸을 피했다.
뜬눈으로 밤을 보낸 주민들은 이날 오전 대피소를 빠져나와 집으로 향했다.
무너진 제방에 물바다 된 농경지
(철원=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6일 강원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 옆을 흐르는 한탄강 제방이 집중 호우로 무너져 인근 농경지가 물바다로 변해 있다. 이길리는 전날 강물 범람으로 완전히 물에 잠기는 피해를 봤다. 2020.8.6 yangdoo@yna.co.kr
마을은 처참한 모습으로 이들을 맞았다.
길은 마을 입구부터 걷기 힘들 정도로 진흙에 덮였고 부유물과 쓰레기 등이 곳곳에 널려 있었다.
벽에는 어른 키 높이 정도로 물이 들어찬 흔적이 남아 전날의 처참함을 짐작하게 했다.
주민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마을과 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