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딘 속도지만 다시 일상을 향해
(구례=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10일 전남 구례군 구례읍 오일장에서 주민과 군인, 자원봉사자가 침수 피해로 진흙 범벅이 된 그릇을 꺼내 씻고 있다. 2020.8.10 hs@yna.co.kr
(구례=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무심한 하늘은 흙탕물이 휩쓸고 간 시가지에서 가재도구를 꺼내 닦는 주민에게 다시 한바탕 빗줄기를 쏟아부었다.
안팎으로 습기와 물기가 맺힌 비옷을 입고 쓰레기를 내다 버리는 주민은 땀인지 빗방울인지 모를 물방울을 반 코팅 면장갑의 손등으로 연신 닦아냈다.
제5호 태풍 '장미'가 몰고 온 먹구름이 또 한 번 비를 뿌린 전남 구례군 구례읍 시가지에서는 10일 더디지만 일상으로의 복귀를 위해 걸음을 내디딘 주민들의 복구 작업이 한창이다.
시가지 전체를 덮친 흙탕물이 빠져나가면서 시큼 텁텁한 악취가 골목골목마다 가득했으나 군인과 소방관, 의무경찰대원, 전국에서 모여든 자원봉사자도 누구 하나 찌푸린 표정 없이 손을 보탰다.
진흙탕으로 변한 시가지
(구례=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10일 전남 구례군 구례읍 시가지가 최근 폭우로 불어난 하천물이 빠져나가자 진흙탕으로 변해 있다. 2020.8.10 hs@yna.co.kr
시가지 한편에 자리한 오일장에서는 상인들이 씻으면 다시 쓸 수 있는 물건만 추려내 거품을 머금은 수세미로 박박 문질러 닦았다.
비가 내렸다가 그치기를 반복하는 동안 쉼 없이 작업을 이어가면서 진흙탕에서 나뒹굴던 스테인리스 그릇더미가 하나둘 은빛 광택을 되찾았다.
비닐 포장이 훼손되지 않은 제품들도 지하에서 끌어 올린 물과 세척용 솔로 닦아내서 본래 색을 되찾았다.
얼굴에 깊은 주름이 파인 70대 상인은 "어쨌거나 저쨌거나 사람은 살아야지. 다시 장사를 할 수 있을까 싶어도 하는 데까지 해봐야지"라며 전깃불이 나간 점포 안을 바쁘게 오갔다.
폭우가 휩쓸고 간 자리
(구례=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10일 전남 구례군 구례읍 시가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