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코스닥 상장사가 가짜 수출 서류로 수백억 원의 투자금을 모았다가 세관에 적발됐습니다. 온 가족을 동원한 사기극이었습니다. 회사가 상장 폐지되면서 6000명이 넘는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정아람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회사는 2006년 코스닥 시장에 우회 상장한 뒤 나노섬유 제조 기술을 앞세워 투자자를 끌어모았습니다.
돈이 모이자 대표 A씨는 가족들을 동원해 사기극을 벌였습니다.
A씨는 필리핀 현지법인이 440억 원의 수출을 한 것처럼 영업 실적을 부풀렸습니다.
필리핀 현지법인은 대표 A씨의 동생이 만든 페이퍼컴퍼니였습니다.
대표 A씨의 사위 B씨는 가짜 이메일을 만들어 해외 거래처와 주고받은 것처럼 꾸몄습니다.
회계감사를 받을 땐 주문서와 거래 관련 서류도 위조해 감사인에게 제출했습니다.
[CFO 녹취 : 후속 리스크를 걱정할 상황이 아니에요. 리걸 이슈(법적 문제)가 생기든 말든 감사보고서 나오고 나면 끝이에요.]
이런 방식으로 회사는 약 530억 원의 투자금을 모아 해외 관계사로 빼돌렸습니다.
[이재희/관세청 서울본부세관 조사관 : 기존 사건은 수출할 때 수출금액을 부풀리는 방법을 사용했는데 이번 사건은 실물 이동 없이 서류 조작으로만 부풀린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회계와 경영 부실로 감사인의 '의견 거절'을 받아 지난해 5월 상장 폐지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6500명에 달하는 소액주주가 약 1400억 원의 피해를 당했습니다.
대표 A씨와 동생, 사위 등은 의견거절이 나오자 해외로 달아났습니다.
관세청은 이들을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신하림)
정아람 기자 , 이병구, 유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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